"에너지·경기순환株에 초점…기술株는 5G·자율주행·AI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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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증권사 전망글로벌 투자은행(IB)과 증권사들은 새해 에너지 등 경기순환주와 경제활동 재개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에 따라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5세대(5G) 이동통신,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AI) 등의 분야는 여전히 각광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가격상승에 에너지주 화색
"향후 수년 에너지섹터 큰 수익"
카지노·항공 등 리오프닝주 관심
'공급 대란' 반도체 기업도 수혜
작년 ‘최고의 해’ 보낸 에너지 기업
에너지 기업들은 작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S&P500 에너지섹터 지수는 지난 한 해(12월 23일까지 기준) 46% 올랐다. 1989년 섹터가 나온 이후 최고치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27% 상승했다.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장 큰 배경이다. 지난해 10월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한 해 동안 5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54% 뛰었다.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 이후 가격이 급락하면서 과잉 투자와 적은 보상, 저성과가 이어지던 사이클이 끝났다”며 “주주 보상이 늘어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앞으로 몇 년간 에너지 섹터에서 지난 20년보다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에너지 기업 실적의 전제가 되는 유가 역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유가가 결국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기본 가정으로 올해와 내년 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조절하면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노코필립스·마라톤오일 등 주목
투자자문사인 에버코어ISI는 코노코필립스에 대해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을 탐사, 개발, 판매하는 다국적 에너지 기업이다. 작년에만 주가가 80% 넘게 올랐다. 시티그룹도 코노코필립스를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코노코필립스는 최근 설명회에서 “우리의 원유 공급 비용은 배럴당 평균 30달러”라고 공개했다. 유가가 많이 떨어져도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JP모간은 석유기업 마라톤오일을 추천했다. 시가총액의 약 12%를 올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돌려줄 것이란 예상이다.모건스탠리는 엑슨모빌과 셰브런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모건스탠리는 “셰브런은 위험성이 낮은 투자를 통해 꾸준히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oA역시 엑슨모빌 매수를 추천했다.
CNBC방송은 월스트리트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데번에너지, 다이아몬드백에너지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애널리스트의 매수 의견과 12개월 평균 목표가를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한 결과다.경제활동이 재개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업들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꼽혔다. 월가 전문가들은 카지노회사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가 올해 45% 반등할 여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알래스카항공에 대해선 47%가량의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특히 항공주에 대해 월가 전문가의 93%가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월가 “반도체 랠리 이어진다”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에버코어ISI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반도체의 거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최소한 10개월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와 5G, 자율주행차 등의 산업이 커지면서 반도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도이체방크는 AI와 고성능 컴퓨터에 대한 수요와 함께 반도체 매출 성장률이 올해 8~13%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올해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이란 견해를 내놨던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 역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JP모간과 웰스파고의 톱픽에 이름을 올렸다. JP모간은 PC게이밍,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엔비디아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웰스파고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자리를 잘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AI 기반의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를 발표했다. 메타버스 구현에 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마이크론, 브로드컴, 마벨 등도 추천 종목으로 꼽혔다. 웰스파고는 마이크론에 대해 ‘D램 시장의 선두’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부문에서 반도체 판매가 늘어나는 것이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