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숨통 트이나 했더니…"대출 받기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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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우리은행 우대금리 속속 부활2022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은행권에서 대출을 재개하고, 우대금리를 도입하면서 대출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이 기다리고 있는데다, 고신용자를 중심으로는 오히려 대출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1월 신용대출 5% 돌파…시중 주담대는 이미 5%대
가계대출 공급액 25%↓…대출 중단 등 불가피 전망
31일 은행권을 중심으로 지난 9월 폐지됐던 우대금리가 속속 부활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3일부터 전세자금대출(KB주택전세자금대출·KB전세금안심대출·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7%에서 0.9%로 0.2%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KB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은 아예 사라졌던 우대금리를 최대 0.3%까지 적용한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3일부터 부동산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과 우리부동산론의 최대 우대금리가 기존 0.3%에서 0.8%로 0.5%포인트 상승한다. 주거래직장인대출(0.3→0.9%)과 우리 스페셜론(0.4%→1.0%) 등 10개 신용대출상품의 우대금리도 최대 0.6%포인트 오른다.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우대금리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활한 우대금리만큼 대출금리가 낮아진다는 점에서 해당 은행으로 대출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고공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올라버린 금리에서 우대금리가 재개되더라도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1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3.51%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2014년 7월(연 3.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연 5.16%로 전월보다 0.54%포인트 뛰었다. 이는 2014년 9월(연 5.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리가 연 5%가 넘은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11월만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56% 수준이었으며, 신용대출 금리는 연 3.01%였다. 내년에도 대출금리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미 시중은행에선 주담대 금리가 5%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코픽스 기준)는 연 3.71~5.07%,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기준)는 연 3.40~4.60%다.추가로 한국은행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물가 오름세를 지켜보며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시장에선 내년 1분기 금리를 인상한 후 하반기 한두 차례 더 인상해 기준금리가 1.50~1.7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4~5%로 설정, 올해(5~6%)보다 더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내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공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31조5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계대출 공급 예상치인 42조원과 비교하면 25%나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처럼 대출 일시 중단이나 제한 등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은행권에선 대출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NH농협은행은 내년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잔액 코픽스는 변동금리 중 하나로, 신규 코픽스보다 금리 인상 폭이 완만하다는 게 특징이다. 신잔액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동이 가장 늦게 반영돼 신규취급액 코픽스나 잔액 코픽스보다 금리가 낮은 편이다. 11월 신규취급액코픽스와 잔액코픽스는 각각 1.55%, 1.19%였던 반면 신잔액 코픽스는 연 0.94% 정도였다. 여기에 DSR 규제도 차주들에게 어려움을 안겨주는 요인이다.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1년에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를 연 소득의 40% 수준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만약 연 소득 5000만원의 직장인이라면 6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 위해 주담대 2억4000만원을 받는다면 기존에는 전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대출 가능 금액이 1억4000만원으로 1억원 줄어들게 된다.
고신용자는 대출 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에도 고신용자에 대한 신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을 이어간다. 재개 시점은 미정이며, 내년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