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딛고 방역 최일선서 분투…코로나 최전선 분당보건소

17명 확진에도 절반씩 출근…재택치료하며 정상 업무 강행
올해 검사만 총 74만건에 하루 평균 2천건 넘어 업무강도 최강

"직원 17명이 확진됐지만, 보건소를 폐쇄할 순 없었죠. 열흘간 비상상황이 오히려 보약이 됐습니다. "
단일 보건소로는 경기지역 최대 규모인 성남시 분당구보건소의 코로나19 검사업무가 지난 11∼20일 열흘간 중단됐다.

건강증진과 직원 4명이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0일 9명이 추가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며 11일부터 대면업무와 선별진료소 운영이 중단됐다. 분당구보건소 관할인 야탑역광장과 탄천종합운동장 임시선별검사소도 문을 닫았다.

14일까지 4명의 확진자가 더 나왔는데 전체 17명 확진자는 건강증진과(8명), 감염병관리센터(5명), 보건행정과(4명) 등 보건소 1∼3층을 나눠 사용하는 3개 부서에 고루 분포됐다.

분당구보건소에는 구내식당이 없는 데다 층별 확진자들의 동선이 겹치지도 않아 감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었다. 혹시 몰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도 확인했는데 모두 델타 변이로 나왔다.

역학조사관은 보건소 전체를 위험지역으로 보고 업무 전면 중단을 제안했지만 분당구보건소는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라 직원 절반씩 근무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지속했다.

확진자들과 접촉이 의심되는 165명의 직원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14일 이후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최경수 분당구보건소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작년 3월 분당제생병원 방역활동 과정에서 우리 보건소 직원 5명이 감염됐을 때 10여일간 보건소 전체가 문을 닫았는데 수정구보건소와 중원구보건소 업무가 가중돼 어려움이 컸다"며 "검사업무도 힘들지만, 역학조사와 재택치료·자가격리 관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보건소 업무를 조심스럽게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감염병관리센터는 정규인력 40명 가운데 밀접접촉자 1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이틀에 한 번씩 정상 출근했다.

확진자 17명에 포함된 김혜진 분당구보건소 건강증진과장은 "지난 12일 확진됐을 때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이었다"며 "재택치료를 한 저뿐 아니라 자가격리 직원들 모두 재택근무를 하며 민원업무와 행정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했다.

올 한해 분당구보건소의 검사 건수는 74만9천건이 넘는다.

하루 평균 2천건이 넘는 셈이다.

분당구 내 누적 확진자도 5천200명이 넘고 31일 현재 자가격리자가 1천71명에 이를 정도다.

검사 업무를 재개한 지난 21일에는 확진자 수가 86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야탑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의 경우 16명의 인력이 하루 1천∼1천200명의 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워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급증할 때 비하면 그나마 줄어든 수치다.

복귀한 보건소 내 확진자 가운데 일부 젊은 직원은 미각과 후각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방역 업무에 나서고 있다.
최 센터장은 "집단감염을 극복하면서 팀워크가 훨씬 좋아졌다"며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업무강도 면에서 경기지역 최고이지만 직원 모두 자부심이 대단한 만큼 새해에도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최전선을 지키겠다"고 했다. 분당구보건소는 내년부터 감염병관리센터 6개월 순환 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효율적인 인력 배치를 통해 코로나19 장기전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