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도 힘 못쓰는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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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예고에 작년 4% 하락
'디지털 금' 암호화폐 열풍도 영향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99.14064591.1.jpg)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국제 금 선물은 연초보다 4.3% 하락한 트로이온스(약 31.1g)당 1814.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5년(-10.5%) 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WSJ는 “대표적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인 금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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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하락은 금 채굴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글로벌 금광기업으로 구성된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금광기업지수를 추종하는 반에크벡터스 골드마이너스 상장지수펀드(ETF)는 2021년 17%가량 급락했다. 캐나다 금광업체 배릭골드 주가는 23%가량 빠졌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약 29%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열풍이 금값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금 대신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크리스 베치오 데일리FX 수석전략가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금의 비중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빈자리를 암호화폐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WSJ는 “비트코인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간에 어떻게 작용할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자산운용사 윌셔피닉스의 웨이드 군터 파트너는 2022년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1700~1775달러 선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금 수익률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