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디바' 이탈리아 마피아 '카모라' 첫 여성 두목 86세로 사망

아순타 마레스카,18세때 카모라 두목 총으로 쏴 죽여

이탈리아 마피아 '카모라'의 첫 여성 두목 마레스카가 86세로 사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마피아 '카모라'의 첫 여성 두목인 아순타 마레스카가 사망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은 악명높은 암거래상의 딸로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해 '푸페타(Pupetta. 작은 인형)'로도 알려진 마레스카가 86세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마레스카는 나폴리를 근거지로 마약 밀매와 갈취, 밀수 등을 자행하는 강력한 범죄조직 카모라의 첫 여성 두목에 올라 '레이디 카모라', '범죄의 디바'로도 불렸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18세로 임신 6개월이던 1955년 카모라의 두목 안토니오 에스포지토를 대낮 나폴리 거리에서 권총으로 쏴 죽였다. 안토니오는 조직 내 권력 다툼에 휘말려 수개월 전 살해당한 남편을 죽이라고 명령한 인물로 알려졌다. 남편에 대한 복수를 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마레스카는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았고 감옥에서 아들 파스콸리노를 출산했다. 10년 복역 후 출소한 그는 아들과 재회해 나폴리에 옷가게 두 곳을 열기도 했지만 다시 범죄의 소굴로 들어갔다.

이후 마약 밀매업자이자 무기상인 움베르토 암마투로와 함께 살며 쌍둥이를 낳았고, 1974년 18살이던 아들 파스콸리노가 암마투로를 만나러 공사현장에 갔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레스카는 카모로의 두목 자리를 탐내던 파스콸리노를 암마투로가 살해했다고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고, 암마투로 사이에서 낳은 쌍둥이를 보호하기 위해 암마투로와의 관계를 유지했다.

1981년에는 라파엘라 쿠톨로가 카모라 조직에서 이탈해서 만든 누오바 카모라의 조직원 살해 지시 혐의와 1982년 법의학자 알도 세메라를 살해한 혐의로 암마투로와 함께 구속기소됐지만 4년 만에 무죄로 풀려났다.

2013년 이탈리아의 한 민간 TV채널은 마레스카의 젊은 시절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