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지위·재력 = 아이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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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주요국 비교분석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자녀의 학습격차가 최근 10년 새 크게 벌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년 새 흙·금수저 간 격차↑
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년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한국, 일본, 핀란드 등 상위 5개국 중심으로 2009년과 비교 분석한 심층 연구보고서를 지난달 31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모든 영역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학생들의 성적이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2018년 기준 수학에서 경제·사회·문화적지위지수(ESCS) 상·하위 10% 학생 간 점수 차이는 약 111점으로 비교 대상 5개국 중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ESCS는 부모의 직업, 가정의 보유 재산, 부모의 교육 수준 등을 반영한 지표다. 읽기와 과학 점수 차는 각각 약 96점으로 싱가포르, 핀란드 다음 세 번째였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학생들의 성적 하락 폭은 부모의 지위가 높은 학생들보다 컸다. 한국 학생들의 읽기 영역 평균 점수가 10년간 23.5점 떨어진 가운데 ESCS 상위 학생은 26.0점, 하위 학생은 31.6점 하락했다. 과학 영역에서는 ESCS 상위 10%의 평균 점수가 17.19점 떨어진 데 비해 하위 10%의 점수는 25.7점 하락했다.
부모 직업에 따른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제사회·경제적직업지위지수(ISEI)로 분류한 상위 10% 학생의 점수는 16.19점 하락한 데 비해 하위 10% 학생의 점수는 26.73점 떨어져 낙폭이 컸다.PISA는 OECD가 비회원국까지 포함해 3년 주기로 시행하는 국제 평가다. 국내에서는 교육부와 평가원에서 중학교 3학년인 만 15세의 성적을 점검한다. 2021년도 PISA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한 해 연기됐다.
한편 연구진이 각 과목의 평가요소별 정답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 학생들은 복합적 텍스트를 분석하는 능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 영역에서 문장·단락 중심의 ‘연속’ 구성 문항보다 표·그래프·광고 등 다양한 자료로 구성된 ‘비연속’이나 ‘혼합’ 문항의 정답률이 낮았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