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로 찔러 직원 살해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살인 혐의 적용

국과수 부검 결과 "플라스틱 막대가 장기 건드려 사망" 소견에
경찰, 폭행 치사→살인죄 혐의 적용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의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대표가 만취 상태로 직원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1일 폭행치사 혐의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인 40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스포츠센터 직원 20대 B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쯤 "일어나보니 직원인 B씨가 의식이 없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는 현장에 도착한 소방과 경찰에 "B씨와 같이 술을 마셨는데 B씨가 음주운전을 하려 해 말리려다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조사 과정에서 A씨에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국과수에서 B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긴 플라스틱 막대가 피해자의 장기를 건드려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이 나왔기 때문. 이에 경찰은 A씨가 피해자를 여러 차례 막대로 찔렀다고 판단해 긴급체포 당시의 폭행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날 채널A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A씨가 자수하기 전 이미 사건이 발생한 날 새벽에 현장을 한 차례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피해자 B씨가 바닥에 누워있는 걸 보았지만, 경찰은 술 취해 자고 있다는 A씨의 설명을 듣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