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탄생한 세계무예마스터십…도지사 바뀌어도 존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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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예 중심지 도약" 청사진에도 회의론 수그러들지 않아
산파역 이시종 6개월 뒤 퇴장…차기 도지사 선거 쟁점될 듯
충북도가 창건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은 도지사가 바뀌어도 충북을 본거지로 해 존속할 수 있을까. 지방선거의 해가 열리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이 도청 안팎의 화두가 되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만들고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두 차례 개최해 '전통무예 전도사'가 된 이시종 지사는 내리 3선을 해 6월이면 정치무대에서 퇴장한다. 충북도 지원 아래의 무예마스터십이 존폐 갈림길에 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직은 지사 선거가 정중동 양상이지만, 여야 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운동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무예마스터십이 선거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출마설이 제기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무예마스터십 승계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도지사 선거 관련 얘기는 시기상조"라고만 했다.
노 전 실장은 이 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야당 후보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충주세계무술축제, 세계무술연맹 창설, 국제무예센터 설립 추진 등으로 기반을 닦아온 충북도는 무예를 통한 세계화와 무예인의 소통·화합 도모 등을 위해 2016년 8월 사단법인 WMC를 설립했다.
이에 앞서 비서양권 전통 무술 중심의 무예올림픽, 즉 무예마스터십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
2016년 9월 2일 청주에서 WMC 첫 총회와 함께 81개국 2천4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제1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열렸다. 이들은 태권도, 택견, 기사, 합기도, 용무도, 우슈, 주짓수, 크라쉬, 삼보, 무에타이, 킥복싱, 벨트레슬링, 통일무도, 연무, 기록 종목 등 17개 경기에서 기량을 겨뤘다. 도는 WMC 사무국 출범(2017년 1월), 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2017년 11월)과 제3회 WMC 컨벤션(2018년 11월) 개최에 이어 2019년 8월 충주에서 20개 종목으로 제2회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도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지난해는 비대면 대회(청주온라인세계무예마스터십)를 했지만, 외형적으로 WMC의 국제 위상은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유네스코 상임자문기구로 승인됐고, 11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가올림픽위원회 연합체(ANOC)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기구를 이루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원이 됐다.
한국에서 GAISF 회원이 탄생한 것은 1975년 세계태권도연맹 이후 두 번째여서 충북으로서는 세계무예의 중심지로 도약할 계기를 맞았다.
도와 WMC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올림픽과 쌍벽을 이루는 대표축제로 성장하면 IOC 본부와 국제스포츠기구가 이전한 스위스 로잔처럼 충북이 그 중심지가 될 것으로 낙관한다.
영화와 웹툰 등 무예문화산업, 도복과 경기 용품, 무기류 등 무예제조산업, 국제회의·대회 등 무예마이스산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기대한다.
그러나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회의론자들은 전통 무예 저변 확대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다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한 도민 관심도 저조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재정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충북도가 WMC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출 기준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과 WMC 지원 예산은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2016년 68억원, 2017년 18억8천만원, 2018년 22억1천만원, 2019년 134억9천만원, 2020년 8억5천만원, 2021년 16억9천만원, 올해(편성 예산) 26억3천만원이다.
도와 WMC는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국 선정을 통한 유치비와 중계권 수입 등으로 재정자립을 시도한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이와 별도로 WMC 운영비 마련을 통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영속화를 위해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을 지원하고 있다.
임오경 국회의원은 지난해 9월 27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WMC에 경비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통무예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지사는 "올림픽은 막대한 돈이 들어 부자나라밖에 치르지 못하지만, 무예마스터십은 경기장 5∼6곳과 200억∼300억원이면 개최할 수 있어 어느 나라든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예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미래산업으로 국부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WMC가 안정적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국비가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이 이른 시일 안에 국회를 통과해 WMC 운영비가 해결되면 몰라도 충북지사 선거 과정에서 WMC와 무예마스터십이 깊이 있게 다뤄질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제2회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은 2023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기로 최근 결정된 가운데 WMC와 무예마스터십의 앞날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산파역 이시종 6개월 뒤 퇴장…차기 도지사 선거 쟁점될 듯
충북도가 창건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은 도지사가 바뀌어도 충북을 본거지로 해 존속할 수 있을까. 지방선거의 해가 열리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이 도청 안팎의 화두가 되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만들고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두 차례 개최해 '전통무예 전도사'가 된 이시종 지사는 내리 3선을 해 6월이면 정치무대에서 퇴장한다. 충북도 지원 아래의 무예마스터십이 존폐 갈림길에 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직은 지사 선거가 정중동 양상이지만, 여야 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운동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무예마스터십이 선거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출마설이 제기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무예마스터십 승계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도지사 선거 관련 얘기는 시기상조"라고만 했다.
노 전 실장은 이 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야당 후보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충주세계무술축제, 세계무술연맹 창설, 국제무예센터 설립 추진 등으로 기반을 닦아온 충북도는 무예를 통한 세계화와 무예인의 소통·화합 도모 등을 위해 2016년 8월 사단법인 WMC를 설립했다.
이에 앞서 비서양권 전통 무술 중심의 무예올림픽, 즉 무예마스터십을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
2016년 9월 2일 청주에서 WMC 첫 총회와 함께 81개국 2천4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제1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열렸다. 이들은 태권도, 택견, 기사, 합기도, 용무도, 우슈, 주짓수, 크라쉬, 삼보, 무에타이, 킥복싱, 벨트레슬링, 통일무도, 연무, 기록 종목 등 17개 경기에서 기량을 겨뤘다. 도는 WMC 사무국 출범(2017년 1월), 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2017년 11월)과 제3회 WMC 컨벤션(2018년 11월) 개최에 이어 2019년 8월 충주에서 20개 종목으로 제2회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도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지난해는 비대면 대회(청주온라인세계무예마스터십)를 했지만, 외형적으로 WMC의 국제 위상은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유네스코 상임자문기구로 승인됐고, 11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가올림픽위원회 연합체(ANOC)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기구를 이루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원이 됐다.
한국에서 GAISF 회원이 탄생한 것은 1975년 세계태권도연맹 이후 두 번째여서 충북으로서는 세계무예의 중심지로 도약할 계기를 맞았다.
도와 WMC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올림픽과 쌍벽을 이루는 대표축제로 성장하면 IOC 본부와 국제스포츠기구가 이전한 스위스 로잔처럼 충북이 그 중심지가 될 것으로 낙관한다.
영화와 웹툰 등 무예문화산업, 도복과 경기 용품, 무기류 등 무예제조산업, 국제회의·대회 등 무예마이스산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기대한다.
그러나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회의론자들은 전통 무예 저변 확대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다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한 도민 관심도 저조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재정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충북도가 WMC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출 기준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과 WMC 지원 예산은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2016년 68억원, 2017년 18억8천만원, 2018년 22억1천만원, 2019년 134억9천만원, 2020년 8억5천만원, 2021년 16억9천만원, 올해(편성 예산) 26억3천만원이다.
도와 WMC는 세계무예마스터십 개최국 선정을 통한 유치비와 중계권 수입 등으로 재정자립을 시도한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이와 별도로 WMC 운영비 마련을 통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영속화를 위해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을 지원하고 있다.
임오경 국회의원은 지난해 9월 27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WMC에 경비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통무예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지사는 "올림픽은 막대한 돈이 들어 부자나라밖에 치르지 못하지만, 무예마스터십은 경기장 5∼6곳과 200억∼300억원이면 개최할 수 있어 어느 나라든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예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미래산업으로 국부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WMC가 안정적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국비가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이 이른 시일 안에 국회를 통과해 WMC 운영비가 해결되면 몰라도 충북지사 선거 과정에서 WMC와 무예마스터십이 깊이 있게 다뤄질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제2회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은 2023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기로 최근 결정된 가운데 WMC와 무예마스터십의 앞날이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