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전·모바일 부문 통합…"융복합 시대, 경험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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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새해 목표는 고급화다. 사진은 유명 미술 작품과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통합 세트 부문인 ‘DX(Device eXperience·디바이스 경험) 부문’을 출범시켰다. CE(소비자가전)와 IM(IT·모바일) 부문이 한 조직이 됐다. 한종희 부회장이 TV와 생활가전, 의료기기, 스마트폰, 네트워크 등의 사업군을 모두 총괄한다. 조직 간 장벽을 허물어 융복합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D(Device)는 세트 부문의 업(業) 개념을 표현한 것이며, X(eXperience)는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메모리 경쟁력 업그레이드

삼성전자는 고객 삶의 가치를 높이고, 더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원 삼성(One Samsung)’으로서의 시너지를 노릴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다양한 디바이스의 장점을 활용해 고객이 느끼는 일상의 가치와 경험이 더 풍부해질 수 있도록 고객 경험(CX), 멀티 디바이스 경험(MDE)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파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의 새해 목표는 선단공정 조기 개발과 글로벌 리더십 강화다. 세부적으론 14나노(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혁신적인 차세대 제품 솔루션을 선보이고 메모리 분야 원가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시 선단공정 적기 개발을 신년 목표로 제시했다.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1위에 도전하겠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비전 2030’ 달성을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를 171조원으로 확대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DS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이벤트는 경기 평택 3라인 완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3라인은 올해 하반기 완공된다. 평택 3라인 클린룸은 축구장 25개 크기다. 지금까지 개발된 반도체 첨단 기술이 모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인 평택 캠퍼스 공사가 마무리되면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전초기지이자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 활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미국에선 신규 파운드리 생산라인 공사가 시작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테일러시 생산라인은 올해 상반기 착공된다. 가동 목표 시점은 2024년 하반기다.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원)다. 삼성전자의 역대 미국 투자 중 최대 규모다.

○폴더블폰 바람 이어간다

무선사업부에서 MX(모바일 경험) 사업부로 명칭을 바꾼 스마ㅍ트폰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폴더블폰’이다. 폴더블 제품의 혁신적인 기술과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비스포크 에디션 등 삼성전자만의 고유한 차별화를 통해 폴더블폰 바람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영상디스플레이 분야의 새해 목표는 고급화다. 8K·마이크로 LED를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의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하는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할 예정이다. 생활가전 사업에선 경쟁사와 차별화된 비스포크 신규 라인업을 도입하고,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소비자 맞춤형 가전을 제공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신사업 중에선 로봇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핵심 기술 확보와 폼팩터 다양화를 통해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첨단 로봇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차세대 통신기술 선행연구도 올해의 과제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크 신사업 발굴,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등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5세대) 경쟁력 강화와 6G(6세대) 선행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삼성리서치는 6G 백서에서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후보 기술과 표준화 일정 등을 공개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