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값 송구" 말했던 文, 올해 신년사선 "집값 하락세"

"실수요자 위한 주택 공급에 속도"
"수도권 집중 현상 극복 전기도 마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신년사에서 집값 문제로 고개를 숙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3일 임기 마지막인 올해 대국민 신년사를 통해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를 확고한 하향 안정세로 이어가겠다.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집값 안정화에 자신감을 내비쳤다.부동산 가격 급등은 문재인 정부 최대 실책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매매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은 문 대통령이 집권한 2017년 5월 대비 61.06%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가격도 14.97% 오르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을 졸업하며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2002년(16.43%)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매년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부동산 정책은 문 대통령 신년사의 단골 소재가 됐다. 문 대통령은 2020년 신년사에서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어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해도 집값 상승은 이어졌지만,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말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마지막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4% 상승하며 8월 넷째 주 0.22% 상승을 기록한 이후 19주 연속 상승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집값이 하락 전환한 곳도 나왔다. 서울에서는 강북·도봉구가, 경기권에선 시흥과 성남 수정구, 광명, 안양 동안구 등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문 대통령이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다며 낙관론을 펼친 배경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주거 안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부부처들도 지난달 27일 연초 업무계획을 통해 올해 분양 물량을 46만 가구를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하락 국면으로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며 집값 불안을 해소할 대책으로 수도권 집중화 해소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초광역 협력이 성공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국 곳곳의 초광역 협력이 대한민국을 다극화하고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균형발전의 새로운 열쇠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동해선 광역철도를 시승하며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이룰 방법으로 "광역 단위 생활권과 경제권이 형성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광역전철망을 형성하는 것"을 꼽은 바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