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이번엔 '술과의 전쟁'…압수한 술 3천리터 버려

"무슬림은 술 멀리해야"…유통업자도 체포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압수한 대량의 술을 수로에 쏟아 버렸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일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 정보국(GDI)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탈레반 정보 요원들은 통에 담긴 술 약 3천L(리터)를 수로에 쏟았다.

당국은 카불에서 현장 단속을 통해 압수한 술을 공개적으로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국은 트위터에 영상과 함께 올린 글을 통해 "무슬림은 술을 만들거나 전달하는 일을 진지하게 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국은 이어 이번 단속을 통해 3명의 술 유통업자를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속과 술 폐기가 언제 이뤄졌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술 판매와 소비는 이전 정부 치하에서도 금지됐지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더욱 엄격한 탈레반은 술 유통에 더욱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재집권에 성공한 탈레반은 체제가 조금씩 정비되자 술 유통 단속도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탈레반은 1차 통치기(1996∼2001년) 때 샤리아를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당시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다. 여성에는 외출, 취업, 교육 등에 제한이 가해졌다.

재집권 후에는 인권 존중을 약속하는 등 과거와 같은 강경한 모습은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여성과 언론에 대한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