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선대위 해체·총사퇴 수순…尹 지지율 추락에 '극약 처방'

신지예 사퇴 '신호탄'으로 공동선대위원장단·6본부장 사퇴도 거론
"땜질식으론 어렵다" 판단…尹, 일정 전면중단하고 비상 체제 가동
국민의힘 선대위가 3일 총사퇴 수순에 들어갔다.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멈추기 위한 '비상조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전반적으로 개편할 것"이라며 "본부장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인적 쇄신은 어렵다고 일축했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과감한 조직 개편을 예고한 것이다.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적인 땜질식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선대위 개편을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나 쇄신안을 긴밀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당사 앞에서 일정 취소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김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선대위 개편 방향과 관련, "내가 (윤 후보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다"며 강한 '그립'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의 전격적인 자진 사퇴는 '변화'의 물꼬를 트는 신호탄이 된 모양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먼저 나서겠다"며 "자리를 내려놓으며 정권교체를 위한 조직 쇄신이 필요함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거듭 사퇴를 건의하고, 본인이 최종 결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부위원장 영입 이후 2030 지지층이 눈에 띄게 이탈하고 당내 갈등도 심화한 점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 선대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대위의 뼈대를 이루는 6명의 총괄본부장도 조만간 전원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단이 한꺼번에 물러날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사퇴 도미노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는 수준의 극약 처방인 셈이다.
이는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끝내고 '원팀' 선대위를 부활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기도 하다.

선대위 운영을 둘러싼 이견 끝에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 대표는 소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연일 저격하며 선대위 해체를 요구해왔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발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우리 당 선거 과정에서 굉장히 여러 중요한 판단이 이뤄지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선대위 복귀 계획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가정법으로 대화해선 안 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