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풍요 상징 강아지 물고 다니던 만 원권 지폐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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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 아닌 탄광 사장으로 일부 국한…폐광지 현실 그때보다 못해" 강원 태백시 상장동 주택 벽에는 만 원권 지폐를 문 강아지 그림이 있다. 강아지 이름은 '만복이'다.
2011년 태백시가 시민 공모로 선정한 이름으로 '만 원권 지폐와 복을 몰고 다닌다'는 의미다.
만 원짜리 지폐를 문 강아지는 과거 탄광촌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그러나 최근 다른 해석이 나왔다.
태백시민 A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 원짜리 지폐는 요정(고급 음식점) 기생들이 줍지 못해 골목으로 날려간 '팁'(만 원짜리)이고, 팁을 뿌린 사람은 광부가 아니라 탄광 사장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즉 당시 탄광촌의 풍요는 탄광 사장 등 극히 일부에 국한했었다는 이야기다. ◇ "현재 현실이 1970∼80년대보다 못하기 때문"
정연수 탄전문화연구소장도 지난해 12월 석탄산업 전사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특별법 제정 포럼 기조 발제 '산업 전사 예우, 이래서 필요하다'에서 "(탄광촌에) 강아지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거짓말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탄산업 호황으로 탄광 사장이 요정을 드나들던 1970년대에도 광부들은 외상 장부 등 빚에 허덕였다"며 "그런데도 '강아지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닐 만큼 좋은 시절'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탄광촌 현실이 1970∼80년대보다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 "새해 맞아 과거의 회상 아닌 미래의 희망"
국내 탄광촌은 1989년부터 시행된 탄광 구조조정인 석탄산업 합리화로 지역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석탄산업 합리화로 1988년 347개이던 국내 탄광은 현재 4개만 남았고, 인구도 매년 급감하고 있다.
김태수 한국 석탄산업 유산 유네스코 등재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3일 "만 원짜리 지폐는 현금을 보기 어려웠던 시절에 그나마 월급날이면 현찰 구경할 수 있었던 곳이 탄광촌이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광 갱구 안보다 소득이 훨씬 적은 '난장'(탄광 갱구 밖)에서 일한 탄광촌 대다수 주민의 삶은 더 피폐했었다"며 "만복이는 과거의 회상이 아닌 새해를 맞아 미래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1년 태백시가 시민 공모로 선정한 이름으로 '만 원권 지폐와 복을 몰고 다닌다'는 의미다.
만 원짜리 지폐를 문 강아지는 과거 탄광촌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그러나 최근 다른 해석이 나왔다.
태백시민 A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 원짜리 지폐는 요정(고급 음식점) 기생들이 줍지 못해 골목으로 날려간 '팁'(만 원짜리)이고, 팁을 뿌린 사람은 광부가 아니라 탄광 사장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즉 당시 탄광촌의 풍요는 탄광 사장 등 극히 일부에 국한했었다는 이야기다. ◇ "현재 현실이 1970∼80년대보다 못하기 때문"
정연수 탄전문화연구소장도 지난해 12월 석탄산업 전사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특별법 제정 포럼 기조 발제 '산업 전사 예우, 이래서 필요하다'에서 "(탄광촌에) 강아지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거짓말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탄산업 호황으로 탄광 사장이 요정을 드나들던 1970년대에도 광부들은 외상 장부 등 빚에 허덕였다"며 "그런데도 '강아지가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닐 만큼 좋은 시절'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탄광촌 현실이 1970∼80년대보다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 "새해 맞아 과거의 회상 아닌 미래의 희망"
국내 탄광촌은 1989년부터 시행된 탄광 구조조정인 석탄산업 합리화로 지역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석탄산업 합리화로 1988년 347개이던 국내 탄광은 현재 4개만 남았고, 인구도 매년 급감하고 있다.
김태수 한국 석탄산업 유산 유네스코 등재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3일 "만 원짜리 지폐는 현금을 보기 어려웠던 시절에 그나마 월급날이면 현찰 구경할 수 있었던 곳이 탄광촌이었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광 갱구 안보다 소득이 훨씬 적은 '난장'(탄광 갱구 밖)에서 일한 탄광촌 대다수 주민의 삶은 더 피폐했었다"며 "만복이는 과거의 회상이 아닌 새해를 맞아 미래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