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거부하던 볼리비아 원주민 부통령, 비판 못 이겨 접종

전통의학을 신뢰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던 볼리비아의 원주민 부통령이 거센 비판 속에 뒤늦게 접종했다.

다비드 초케우앙카(60) 볼리비아 부통령은 3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의 한 접종소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했다고 엘데베르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아이마라족 원주민 후손인 초케우앙카 부통령은 접종 전에 원주민 사제로부터 연기로 몸을 정화하는 의식을 받기도 했다.

접종 후 그는 "지금 같은 때에는 제약사의 의약품과 자연약물 두 가지 모두로 우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초케우앙카 부통령은 최근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인해 논란을 불러왔다. 그는 "전통의학을 신뢰한다"며 지난해 두 차례 코로나19에 걸렸으나 약초 등 민간요법으로 치료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정부가 국민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정작 부통령이 접종을 거부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일었다.

결국 초케우앙카 부통령은 새해부터 볼리비아가 백신 패스를 요구하는 것에 맞춰 뒤늦게 공개 접종에 나선 것이다. 볼리비아 등 중남미 지역에선 일부 원주민 공동체가 백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접종을 거부해 당국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9%가량으로 세계 평균(49.3%)을 밑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