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미, 백신 안 맞은 이유?…"부작용 심해 유서 쓸 생각도"

천은미 "기저질환 탓 미접종 사실 아냐"
"정부, 방역패스 규정 과학적으로 바꿔야"
"백신은 본인이 건강하기 위해 맞는 것"
"두려움 떨고 고통 겪으면서까지 맞아야 하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 / 사진=MBC 캡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부작용이 심한 날은 유서 쓸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자신을 향한 미접종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장해놓고 정작 본인은 백신 1차 접종만 했다고 밝혀 국민적 비판을 받았다.

천 교수는 지난 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극심한 백신 알레르기로 코로나19 백신 1차만 접종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과학적인 기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보도했다며 "기저질환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환자가 극심한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고, 의사가 이를 인정해 소견서를 쓰면 방역패스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본인이 건강하기 위해 맞는 것"이라며 "정부가 인정하는 부작용이 아니더라도 두려움에 떨고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까지 맞아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천 교수는 자신이 겪었던 백신 부작용도 고백했다. 그는 "모든 종류의 항생제와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 알레르기 체질"이라며 "직업이 의사인 탓에 신종 플루 때도 억지로 주사를 맞았다가 백혈구 수가 급감하면서 안 좋은 상황까지 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10여년 후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또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래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백신을 맞을지 정말 고민했다"면서 "차라리 의사를 그만둘까 생각까지 하다가 결국 1차를 맞았는데 또 3개월간 부작용에 시달렸다. 부작용이 심한 날은 유서를 쓸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내가 1차밖에 맞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정부가 방역패스 규정을 과학적으로 바꾸기를 바랐기 때문"이라며 "어느 장소가 위험하고 안전한가에 대한 정부의 기준이 과학적이지 않다. 추가접종을 강조하지만, 목숨 걸고 맞아도 효과가 오래가는 것도 아니고 3개월이면 떨어진다"라고 했다.

이어 "고령층 등 면역력이 떨어진 취약계층은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는 억지로 3차를 맞는 게 아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천 교수는 지난달 31일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곳에 대해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저는 사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접종밖에 못 했다"고 전해 논란에 휩싸였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천 교수가 백신 접종을 권장해왔다면서 "당신도 미접종이면서 누가 누굴 보고 백신을 맞으라 마라 떠드나", "백신 미접종은 개인적인 선택이라 존중하는데 정부 편에 서서 백신 접종을 종용했던 부분에서 따르는 비난은 본인이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