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짜리' F-35A, 랜딩기어 안 내려와 '동체착륙'

F-35 전투기 개발된 이후 동체 착륙은 전 세계 처음

2019년 3월 국내에 처음 인계된 F-35A 전투기가 미국 공군 루크기지에서 출발해 청주기지로 비행하고 있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공군의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랜딩기어(착륙장치) 이상으로 활주로에 비상 착륙했다. F-35A 전투기가 랜딩기어 문제로 동체착륙한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에 따르면 4일 오후 12시 51분께 훈련 비행 중이던 F-35A 전투기가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시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다. 동체 착륙은 착륙장치가 작동이 안 될 때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며 착륙하는 방식으로 ‘배꼽 착륙’이라고도 불린다. 동체 착륙시에는 마찰열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우고 기체도 최대한 수평으로 유지한 채 속도를 줄여 활주로에 닿도록 해야 한다. 당시 랜딩기어는 3개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엔 지상 활주로에 착륙하기 어려워 공중에서 선회 비행하며 최악의 경우 조종사만 탈출하고 기체는 해상에 추락시켜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군은 이날 활주로에 동체착륙하는 방안으로 결정하고 서산기지 활주로에 소방차를 동원해 특수거품을 깔아 동체 하단과 활주로의 마찰을 최소화했다. 조종사는 비상 착륙 후 다친 곳 없이 기체에서 내렸고, 특수거품과 조종사의 기량 덕분에 기체 손상도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F-35 전투기가 개발된 이후 동체 착륙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현재까지 1대당 1000억원 가량의 F-35A 전투기를 40대 가까이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F-35A 동체 착륙 사례는 미국이 여러 나라에 F-35를 판매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며 “F-35가 개발되어 판매된 이후 한국에서 동체 착륙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이날 기체 이상과 관련해 미국 개발사 록히드마틴 등과 공동으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F-35A 기종도 운항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