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예고한 이주열…이달 14일 0.25%P 올릴 듯

"금융완화 정상화 과정서
가계 신용위험 커질 수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임을 4일 다시 한번 시사했다. 2022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다. 이 총재는 “금융완화 조치의 정상화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금과 업황 부진에 직면한 일부 가계·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이 총재의 표현 중 ‘일부 계층의 신용위험’보다 ‘금융완화 조치의 정상화’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내놓은 2022년 신년사에서도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나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가 지속해서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내놓고 있는 만큼, 이달 1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0%인 기준금리가 연 1.25%로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이 총재는 이날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경제 회복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면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가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한 만큼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르면 오는 14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선 이달 인상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세 차례 금리를 올려 현재 연 1.0%인 기준금리가 연말엔 연 1.75%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는 것은 실물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이 총재는 이날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작년과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4%, 3%로 제시하는 등 실물경제가 ‘코로나 터널’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치솟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계속되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4%) 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올 상반기에도 물가가 2.3%로 목표치(2%)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보면 18명 가운데 10명이 세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