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섬 멸종위기 거북 배설물 보니…비닐봉지 '잔뜩'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구조된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 여러 마리의 배설물에서 비닐봉지가 상당수 발견돼 해양 쓰레기 문제가 재부각됐다.
5일 발리의 거북이 보호단체 TCE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달 27일 발리 앞바다에서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을 불법 포획한 어선 3척을 나포했다.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길이 1m 이상, 무게 300㎏ 이상으로 자랄 수 있는 대형 거북이다.

푸른바다거북은 거북알과 살이 모두 별미로 여겨지면서 불법 포획과 도살에 시달렸다.해군은 선원 총 21명을 체포하고, 구조한 푸른바다거북 31마리는 보호단체 TCEC에 인계했다.

나머지 푸른바다거북 1마리는 이미 배 위에서 도살된 상태였다.

인도네시아 해군 관계자는 "시민 제보를 받고 출동해 불법 포획 선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이들 어선은 하룻밤 사이 32마리나 포획했다.거북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불법 포획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수요 근절을 촉구했다.
보호센터로 옮겨진 푸른바다거북 31마리는 생후 7∼8년짜리부터 20∼30년이 넘는 경우까지 다양했다.

거북이들은 야생에 돌려보내기 전에 치료·관찰 기간을 가졌는데 배설물에서상당수의 비닐봉지가 나왔다.TCEC 회장 마데 수칸타는 "최소 5마리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

라면 수프 봉지 등 다양한 플라스틱 쓰레기였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배설물 속 플라스틱 양이 점차 줄고 있어 조만간 방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양 오염원 배출국으로 꼽힌다.발리섬이 2019년 비닐봉지·스티로폼·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수도 자카르타가 작년 7월부터 마트 등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지만, 일회용품 사용이 여전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