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확진자 폭발에도…고개드는 '일상 회복' 낙관론

오미크론 확산에 250만명 돌파

佛 27만·英 22만·伊 17만 '최대'
日도 3개월 만에 2천명 재돌파

"누적된 환자 한꺼번에 집계된 탓
전반적 확산 꺾여…곧 소강국면"

세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250만 명을 넘어섰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을 주도한 데다 연휴 기간 누적된 환자가 한꺼번에 집계되면서다. 의료체계의 부담이 커졌지만 인명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잇따랐다.

5일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운영하는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일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3만 명 늘었다. 하루 확진자가 25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1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도 55만2355명 보고돼 처음으로 50만 명을 돌파했다.

프랑스에선 하루 신규 확진자가 27만1686명 추가됐다. 역대 최대치다. 영국에서도 21만8724명이 확진돼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17만844명의 환자가 추가돼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그리스에서도 유행 후 가장 많은 5만126명이 확진됐다. 유럽뿐만이 아니다. 호주의 하루 신규 확진자도 4만7799명으로 역대 최다다. 일본에서는 하루 동안 12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5일에는 오후 5시까지 파악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었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돌파한 것은 작년 9월 26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을 이끌면서 확진자가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간 미국에서 보고된 확진자의 95.4%가 이 변이에 감염됐다. 연말연시 긴 휴일 탓에 누락됐던 확진자가 평일을 맞아 한꺼번에 보고되면서 증가폭을 키웠다. 각국에선 의료 자원이 빠르게 고갈됐다. 미국 영국 등에선 진단키트가 동났다. 곧 의료시스템이 마비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치료제도 바닥을 드러냈다. 미 정부는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기존 계획보다 두 배 많은 2000만 명분 구입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각국 정부는 추가 방역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환자 증상이 예상보다 심하지 않아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두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오미크론이 팬데믹 국면을 바꿀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알랭 피셔 프랑스 과학위원장은 “코로나19가 평범한 바이러스로 바뀌는 진화의 시작을 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영국에선 런던을 중심으로 번진 오미크론 유행이 곧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닐 퍼거슨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만 18~50세 인구 대비 감염률은 정체됐다”며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라고 했다.

영국에서 확진된 뒤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환자 비율은 최근 들어 1%로 떨어졌다. 패트릭 밸런스 정부 과학수석은 “코로나19는 풍토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