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탈 막아라"...증권사, 발행어음 금리 인상 '러시'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특히 발행어음 시장을 둘러싼 초대형 IB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인상 격돌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한 KB증권.
지난해 12월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기존 2.05%에서 2.25%로 0.2%포인트 인상했습니다.

KB증권이 발행어음 금리 인상 경쟁에 불을 지피자 미래에셋증권도 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일부터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를 0.45%포인트 올려 2.3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00%로 인상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고객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막겠다는 의도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그동안 주식과 채권으로 몰렸던 자금이 최근 금리 인상 분위기 속에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면서 자금 이탈을 막자는 속내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실제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67조5천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원 가까이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언제든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695조2천억원으로 11월보다 9조원 이상 늘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금리가 상승해 자금들이 은행으로 다시 회귀하는 현상들이 일정 부분 관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성이…]

증시 변동성 확대로 주식 외에 다른 투자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도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해 중소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최근처럼 투자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선 발행어음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가 시급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에 있어 중요한 자금조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들까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대형증권사들의 발행어음에 대한 관심도는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은행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발행어음 금리 인상에 나선 초대형IB.

올해는 발행어음 사업에 진입하는 증권사들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이들간 자금 확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박승원기자 magun122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