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소득, 당장 아니지만 준비…민주 '국민 묵살' 느낌"

"정부·시장 충돌 시 둘 다 망해…부동산서 증상 조금씩 나타나"
"꼭 이루고 싶은 건 '복지부동' 공직사회 개혁…오죽하면 관피아 얘기 있겠나"
"한국에는 여야·관당 있다…여야는 선거로 바뀌나 관료사회는 안바뀌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6일 자신이 속한 민주당을 향해 "자신들의 철학과 가치를 국민들의 의사를 묵살하는 데까지 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이 후보는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한국정책학회·중앙일보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정치인은 자기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 국민의 요구나 명령을 희생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미움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뭘 엄청나게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고 '왜 저렇게 고집스럽지, 왜 자기만 옳다고 하지'라는 생각이 아니었을까"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고용된 대리인이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 국민을 지배하는 주체가 아니다"라면서 "국민, 시장, 세상을 더 잘되게 조성하는 것이지 지배하고 마음대로 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 후보는 '나쁜 인간하고는 같이 살아도 미운 인간하고는 못산다'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발언을 소개한 뒤 "공감이 확 가지 않느냐. 국민도 역시 하나의 집단지성체, 인격체고 대중도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서 국민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곧 국가, 국민을 위해서 국가가 존재한다고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정부와 시장의 관계에 대해 "정부와 시장은 매우 협력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라면서 "결론은 충돌하면 둘 다 망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안타깝게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그 증상이 조금 나타났다고 본다"며 "시장에서는 부동산 공급이 부족하다고 사인을 주지 않느냐. 그런데 정부의 전문 관료 입장에선 이전보다 오히려 공급량이 늘었는데 왜 적다고 하지 하면서 의심하고 부정하고 그와 다른 방식의 정책을 내면서 충돌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신자유주의자 또는 자유방임주의자의 생각처럼 시장에 다 맡기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의 효율과 경쟁을 저해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정부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술발전, 온 국민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혁신의 결과, 소위 경제적 풍요를 최소한 같이 나눠야 하지 않느냐"라며 "그래서 기본소득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그래서 기본소득을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당장 하자는 게 아니고 준비하자. 대동법 하는 데 100년 걸렸지 않았느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수없이 많은 성공한 디지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기본소득을 하자고 주장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자본주의 자체가, 기업생산을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이름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며 "무사안일, 복지부동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공직사회를 개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당이 3개가 있다는 말이 있다.

여당, 야당, 관당(官黨)"이라며 "오죽하면 관피아라는 얘기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 야당은 국민의 선택으로 바뀌지만, 관료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그만큼 공직사회의 영향력이 크고 강하다"며 "선출된 권력의 역할이 중요하다.공직사회를 얼마나 잘 이끌고 통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