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온다' 공모주 펀드에 몰리는 자금…소프트클로징도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앞두고
공모주펀드 한 주 간 830억원 유입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사진=한경DB)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펀드에 다시금 자금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업공개(IPO) 대어가 크게 줄어들면서 인기를 잃었던 상황과는 반대다. 밀려드는 자금에 운용업계에선 수익률 희석을 막고자 펀드 가입을 일시적으로 닫기 시작했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공모주펀드에는 최근 한 주 동안 83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작년 말의 분위기와는 반대다. 앞서 공모주 펀드에는 최근 3달 간 1조94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공모를 끝으로 공모시장에 1조원이 넘는 IPO 대어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8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굵직굵직한 IPO 대어가 시장에 데뷔하면서 공모주 펀드도 조 단위 자금 몰이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12일 국내·외 기관 수요예측, 18~19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상단 기준 12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차전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만큼 청약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자 공모주 펀드를 통해 우회로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복청약이 금지된 이후론 공모주 투자 수단으로 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공모주 경쟁률이 수천 대 1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복청약마저 막히면 억대 돈을 맡긴다고 해도 1~2주 남짓밖에 배정받지 못한다. 비교적 많은 물량을 받는 기관(펀드)을 통해 간접투자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판단이 서는 배경이다.

자금 유입이 가속화 되자 소프트클로징(펀드 가입 일시 정지)에 나서는 운용사도 있다. 에셋원자산운용은 지난 3일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 등 3개 펀드의 가입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면 공모주 수익률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에셋원자산운용은 시장 상황과 포트폴리오 구성 현황을 보고 다시 펀드 가입을 받을 계획이다. 운용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 상장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소프트클로징 대열에 합류할 운용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