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화해한 윤석열·이준석…"힘 합쳐 대선 승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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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평택까지 모시겠다"이준석 대표의 퇴진을 두고 내홍을 겪은 국민의힘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이 대표의 사퇴 결의안이 채택된 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시간여 만에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 잊고 힘을 합해 승리로 이끌자"며 '이준석 끌어안기'에 나서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께 국민의힘 의총장에 도착해 "죄송하다.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의원님들,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대표도 본인 입장 설명한 거로 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각자 미흡한 점이 있을 것"이라며 "(각자) 선거 승리 대의를 위해서잖나. 오해했는지 여부는 다 잊어버리자"고 했다.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 우리가 뽑았잖나"라며 "모두 힘을 합쳐서 승리로 이끌자”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발언을 들은 의원들은 모두 손뼉을 치며 환영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발언에 앞서 "(제가) 세 번째 도망가면 당 대표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손을 내밀기 전 이 대표는 당내에서 고립에 처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 대표의 퇴진을 결의하면서다. 사퇴 결의안이 통과되기 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7시간 넘게 이 대표를 성토했다. 이 대표를 향해 "찌질한 대표", "조어준(조국+김어준)"이라는 맹비난도 쏟아졌다. 한 중진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만이 "대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 사퇴를 결의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표 사퇴를 의총에서 결의하면 이번 선거가 '세대 결합'이 아니라 '세대 매장'으로 간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해 "지금까지 모든 혼란에 대해 당 대표에게 서운한 점이 있다면 저에게 많은 질책을 가해달라"고 하면서도 대표직 사퇴는 거부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이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시면 지정한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면서도 "그 방식으로는 젊은 지지층을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제 스스로의 책임이 제일 크다"며 "만약 제 생각이 틀렸다면 이 자리에서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했다. 이어 "하지만 거꾸로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지난 2주간 '이준석 대책위원회'라고 제가 조소적으로 표현한 그 활동 또한 옳은 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화해 발언 직후 이 대표는 "후보님 평택에 가시는 일정이 있는 걸로 안다"며 "제가 국민의힘 대표로서 택시 운전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님을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냐"고 했다. 경기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3명의 소방관을 조문할 예정인 윤 후보와 동행하겠다는 뜻이었다. 윤 후보는 일어서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조미현/성상훈/이동훈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