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도 못푸는 새 인터넷 암호, 2024년부터 적용

사진=게티이미지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방식의 현행 인터넷 암호체계가 2024년부터 완전히 바뀐다. 전자상거래와 이메일 등 인터넷 생활 전반에 걸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정부의 안전기준을 정하는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이달 새로운 인터넷 암호체계를 선정하고 2024년까지 표준규격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6일 보도했다. 국제 인터넷 표준규격을 정하는 IEFT도 NIST의 방침을 따를 예정이어서 새 암호체계는 사실상 새로운 세계 표준이 된다.인터넷이 보급된 1990년대 후반 이후 일반적인 암호체계로 자리잡은 비밀번호 설정 방식(RSA 암호)이 처음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됐다. 30년 가까이 써온 암호체계를 바꾸는 건 양자컴퓨터 기술이 발전해 비밀번호 설정 방식을 손쉽게 해독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NIST는 2017년 세계 기업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암호체계를 공모했다. 25개국에서 받은 82개 제안서 가운데 4개를 최종 후보로 추렸다. NIST는 4개의 최종 후보를 다시 1~2개로 좁혀 국제 표준 암호체계로 확정할 계획이다. 2031년부터는 세계 인터넷 사용자에게 기존 암호체계의 사용 중지도 요청하기로 했다. 비밀번호 암호를 해독할 정도로 양자컴퓨터 기술이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새로운 암호체계가 결정되면 기존 소프트웨어와 통신기기도 교체해야 한다. 2028년까지 새 암호체계와 관련한 시장이 39억달러(약 4조6784억원)로 커질 전망이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개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