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도 안 돼"…호주, '無 백신' 조코비치 입국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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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크 조코비치, 테니스 세계랭킹 1위테니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가 호주 땅을 밟지 못하고 공항에서 곧바로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백신 접종 안 할래" 소신 밝혀
호주 총리 "특별 규정 따윈 없다" 선언
조코비치는 17일 막이 오르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출전을 위해 5일 밤 11시 30분께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공항 도착 후 입국 비자 발급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항에서 억류됐다. 조코비치는 그동안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호주는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는데, 호주오픈 주최 측이 그에게 '백신 면제'를 용인하며 출전을 허가했다.
조코비치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로 호주오픈에 출전해 4연패에 도전할 참이었다. 호주 오픈을 앞두고 조코비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 호주로 출국한다"고 자랑했고, 이후 다른 선수들은 물론 관중과 대회 관계자까지 "백신을 맞아야 대회장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호주오픈 관계자는 "조코비치는 보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백신 접종 면제를 받았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비자 발급 거부 결정이 발표되기 전에 "(조코비치에 대한) 특별 규정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만일 관련 서류가 불충분하면 조코비치는 다음 비행기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후 조코비치가 호주에 도착하기 직전 호주출입국관리소는 그의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 정부의 얄라 풀퍼드 스포츠 담당 장관은 "호주 입국을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비자 승인과 전문의들의 백신 접종 면제 허가가 필요하다"면서 조코비치의 경우 입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입국이 거부된 것이라 설명했다.
조코비치는 멜버른 공항 도착 후 호주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서 억류됐고, 곧 추방될 예정이다. 다만 조코비치 측은 반발하고 있다. 조코비치 아버지 스르잔 조코비치는 세르비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조코비치 혼자만의 싸움이 아닌 자유주의를 수호하는 모두를 위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방금 조코비치와 통화했다"며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조코비치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오그라드 주재 호주 대사를 불러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을 허가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