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복원 회담 진전 기류 속 고비…"이번주가 중요"

유럽 대표단 "중요 국면"…이란 "진지하게 논의하면 조만간 합의"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회담 참가국 대표단들은 협상이 '중요 국면'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몇 주가 협상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6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은 그간 이뤄진 오스트리아 빈 회담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

이란은 지난 11월 5개월 만에 재개된 회담이 재개된 이래 긍정적인 전망을 일관되게 내놓았다. 이는 회담 타결 불발 시 국내적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불안 요소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반대로 미국과 서방 참가국(영국·프랑스·독일)들은 '이란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국은 협상 실패 시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며 이란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회담과 관련한 평가에 변화를 보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취재진에게 "최근 회담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

우리는 이번 주에 협상이 더욱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프라이스 대변인은 핵심 현안에 있으며 이견은 여전하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미국이 제한적으로나마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지난해 4월 회담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란 대표단을 이끄는 알리 바게리카니 차관은 6일 빈 현지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바게리카니 차관은 "제재 해제와 이에 대한 검증, 보증과 관련한 현안을 참가국들이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조만간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대표단 수석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느리지만,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빈 회담을 평가했다.

JCPOA 복원과 얽혀있는 한국 내 이란 동결자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빈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유럽 대표단들과 회담하고 이번 협상이 '중요한 국면에 이르렀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과 이란이 그간 협상에서 어느 정도 선까지 이견을 좁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존 미국은 2015년 타결한 JCPOA에 더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장 세력 지원 문제를 협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란은 모든 제재의 해제와 미국 정권에 변화가 있더라도 제재가 다시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P5+1 국가(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들은 지난해 4월부터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다.

특히 이란은 2018년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한 미국과는 직접 대화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부터 8차 회담을 진행하다가 새해를 맞아 잠시 쉰 뒤 이달 3일부터 협상을 재개한 상태다. 당사국들은 2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