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1월 효과 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올해는 어떨까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연합뉴스
“올해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지.” “올해는 가족들한테 더 잘해야지.”

새해 첫날이면 많은 사람이 남다른 각오를 되새기며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맨다. 주식 시장에는 ‘1월 효과(January effect)’라는 말이 있다.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사실 합리적 근거가 있는 이론이 아니라 ‘대체로 그렇다더라’는 일종의 속설이다. 그럼에도 연초만 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증시에서도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곤 한다. 이 용어는 1942년 미국 뉴욕의 투자가 시드니 워텔이 시카고비즈니스 저널에 쓴 기고문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캘린더 효과’의 대표 사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 동안 코스피지수는 1월에 일곱 번, 코스닥지수는 여덟 번 상승했다. 1월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세금 문제로부터 원인을 찾는다. 연말을 기준으로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해서 주식을 처분하는 투자자가 많은데, 해가 바뀌면 다시 사들이려는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신년 증시와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을 배경으로 든다. 기관들이 자금을 연초에 적극 집행하는 데다 개인들이 연말 보너스를 들고 투자에 뛰어들기 때문이라는 해석 등도 있다.

증시가 일정한 계절성을 띠고 움직이는 현상을 ‘캘린더 효과(calendar effect)’라고 한다. 1월 효과는 캘린더 효과의 사례 중 하나에 속한다. 6~7월께 나타나는 여름 급등장은 ‘서머 랠리’라고 부른다.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발생하는 강세장은 ‘산타 랠리’라고 한다.

올해 국내 증시의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7%씩 오른 2988.77과 1037.83에 각각 장을 마쳤다.

“종목마다 편차 커 … 반드시 통하진 않아”

삼성증권이 지난 10년간 국내 증시의 업종별 1월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3.64%) 정보기술(3.38%) 필수소비재(3.13%)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금융(-1.23%) 커뮤니케이션(-1.49%) 경기소비재(-1.51%) 유틸리티(-1.68%) 등은 1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1월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보다 높으리라는 기대가 모든 업종에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월 효과 자체만을 놓고 투자하기보다 전반적인 대내외 여건 등을 꼼꼼히 따진 다음 1월 효과는 보조적 변수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기야 무조건 오르거나 내린다는 보장이 있다면 투자가 얼마나 쉽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