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메모리 호황에 폴더블폰-TV도 호실적…)

메모리 호황에 폴더블폰-TV도 호실적…삼성전자 역대 최대 매출 달성
지난해 반도체 매출 94조~95조원 추정…전년보다 20조원 더 벌어
"올해 300조원 간다"…메모리 다운사이클 조기종료 관측에 장밋빛 전망

삼성전자가 지난해 매출 279조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배경에는 삼성의 든든한 버팀목인 반도체 사업이 있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전년보다 매출이 20조원 이상 늘고, 영업이익은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51조6천억원 중 절반 이상인 약 30조원이 반도체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 거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다운사이클 조기 종료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 '연 매출 300조원'이라는 대기록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최대매출 1등 공신은 반도체…2020년보다 매출 20조원 이상 늘어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2021년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279조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8% 증가했다.

기존의 최대 매출 기록은 '메모리 슈퍼사이클' 시기인 2018년(243조7천700억원)이었는데 당시보다 매출이 35조2천700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1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5조6천억원(43.3%)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역대 영업이익 중 2018년(58조9천억원), 2017년(53조6천억원) 다음으로 세 번째로 크다.

이런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자타공인 반도체 사업이었다.

이날 발표된 잠정 실적에는 사업 부문별 매출·영업이익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전까지 발표된 실적과 연간 실적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94조~9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전년(72조8천억원)보다 매출이 약 2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상승세가 매출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매출은 2020년 4분기 18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19조원, 2분기 22조7천억원, 3분기 26조4천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에도 26조6천억∼26조9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인텔을 제치고 3년 만에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다시 오르기도 했다.

영업이익 지표에서는 반도체의 존재감이 더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51조6천억원 중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30조원 규모로 분석된다.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영업이익은 2020년(18조8천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반도체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꾸준히 증가했는데 4분기에는 일부 메모리 반도체 품목의 가격 하락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는 소폭 줄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 폴더블폰, 전년보다 4배 이상 팔려…TV는 16년째 1위
반도체 외에도 스마트폰 사업과 TV·가전 등 소비자가전 사업 모두 성장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과 베트남 공장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옛 IM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약 8조~9조원 늘어난 107조∼108조원, 영업이익은 2조∼3조원 늘어난 13조∼14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폰 사업 호실적에는 삼성이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밀고 있는 폴더블폰 판매량 성장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폰 판매량을 수치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2020년 대비 4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또한 소비자가전 부문(옛 CE부문)은 네오(Neo) QLED TV와 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 TV 제품, 비스포크 가전 시리즈 흥행 덕분에 전년 대비 매출은 약 7조원 증가한 55조원, 영업이익은 약 2천억원 증가한 3조7천억원 규모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며 2006년 이후 16년 연속 정상을 유지했다.
◇ "올해 매출은 300조원 이상, 영업이익도 최대"…장밋빛 전망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9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연간 매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02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58조9천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예상보다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올해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5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황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메모리반도체 D램의 연간 가격 하락 폭을 기존 -11%에서 -5%로,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을 -13%에서 -7%로 각각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이르면 올해 2분기 또는 3분기께 멈추고, 하반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며 삼성전자의 호실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메모리 사업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엑시노스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도 올해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다운 사이클이 예상보다 짧게 종료되고 파운드리 단가 상승 및 시스템반도체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올해 반도체 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44조원으로, 2021년보다 47% 성장하며 전사의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차질을 빚었던 부품 수급난 완화와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고, 소비자가전 역시 프리미엄 TV와 비스포크 시리즈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