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놀자] 탄소중립 실현 위해 노후 건물 '그린 리모델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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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녹색건축을 위한 그린 리모델링녹색건축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자라며 물이 흐르는, 말 그대로 녹색의 자연환경을 가진 건축물을 생각하거나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친환경적인 건축물을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녹색건축은 에너지와 온실가스, 건강 등 다양한 측면을 담고 있다.정부에서는 녹색건축물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에너지 이용 효율 및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건축물(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54조)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쾌적하고 건강한 거주환경을 제공하는 건축물’ (국토부, 제1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2014.12).녹색건축이란 용어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예전부터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이제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녹색건축도 다양한 방안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12월 ‘제2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2020~2024)’을 수립하고 5년간 우리나라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건축물 조성을 위한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은 왜 할까
우리나라 전국에 있는 건축물은 720만 동 정도가 있다. 그중에서 15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은 전체의 75% 수준이며, 30년 이상 지난 노후 건축물은 전체의 40% 수준이다. 이로 인해 주거환경뿐만 아니라 탄소저감과 관련된 에너지 측면에서 성능의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 새로 짓는 건축물의 경우 새로운 기준과 법규에 따라 제약이 많아져서 탄소저감을 할 수 있지만, 기존에 있던 건축물은 재건축·재개발하기에는 비용, 인력, 기간이 큰 장애물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내세우고 있는 전략이 ‘그린 리모델링’이다. 그린 리모델링은 노후된 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으로 녹색건축물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전국의 많은 기존 건축물의 녹색건축물 전환을 위해 ‘한국판 뉴딜’(2020.7) 정책에서도 10대 대표 과제이자 그린뉴딜 정책의 메인 과제로 그린 리모델링을 뽑고 있다.그린 리모델링 공사는 건축물 에너지 성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단열 보완, 기밀성 강화, 외부 창호 성능 개선, 일사조절장치 등 건축물을 싸고 있는 외피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동시에 에너지 관리 장치나 신재생에너지 공사도 포함돼 있다.전국적으로 노후 건축물이 증가함에 따라 건물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그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건축산업은 2020년 기준 약 181조원의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증축, 개축, 용도변경 등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은 약 17.6%를 차지하고 있다.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0년 30조원에서 2025년에는 37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 큰 그린 리모델링의 시대가 온다
정부는 우선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2020년부터 2년간 총 2000여 동의 국공립 어린이집, 보건소 및 의료시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그린 리모델링사업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민간건축물 역시 그린 리모델링을 권고하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공건축물은 25년부터 그린 리모델링 의무화, 민간건축물은 50년까지 그린 리모델링을 유도해 탄소저감을 해나갈 계획이다.2050 탄소중립을 위해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를 줄이고 탄소저감을 하는데 그린 리모델링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며 이에 대한 많은 고민을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린 리모델링의 진정한 효과는 건물의 노후 개선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탄소저감 노력이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