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서 '걸어서 민심 속으로'…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도

버스·지하철·도보 이용 'BMW' 행보로 바닥 민심 훑기
노원구 간담회서 재건축 규제 완화 민심 청취…부동산 민심 수습 총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부터 서울 지역 표심 확보를 노린 집중 공략에 나선다.주말까지 이어지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시즌 2' 일정에서 이 후보는 버스·지하철·도보를 이용한 이른바 'BMW' 행보로 바닥 민심을 촘촘히 훑을 예정이다.

구름 떼 같은 군중과 시장 '먹방', 목청껏 외치는 대중 연설 등으로 상징되는 '세(勢) 과시'형 유세에서 벗어나 현재 거리두기 강화 상황과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해 수행 인원조차 최소화한 채 내밀한 민심 청취에 집중하겠다는 행보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만나는 국민과 장소, 소통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우리 사회에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까지 담을 수 있게 세심히 준비했다"며 "소통은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들을 때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를 통한 '매타버스 시즌2' 서울 출발 인사를 시작으로 '국민반상회' 행사에서 공공 보육과 관련한 정책 구상을 밝히고 코로나 방역 최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인과 대화를 나누는 '명심 토크 콘서트' 일정도 소화한다.

페미니즘·성 소수자 문제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 사전 녹화도 진행한다.

앞서 이 후보는 역시 페미니즘 문제 등을 짚는 유튜브 채널 '씨리얼' 출연을 검토했다가 돌연 보류한 바 있다.이 후보는 토요일인 8일에는 대중교통 이용해 시민들과 접촉하고 1인 가구와의 간담회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부동산 민심 달래기의 일환으로 노원구 상계동을 찾아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민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후보는 노후 아파트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안전진단에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문턱을 높이는 '구조 안전성' 항목의 비중을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지 주민들이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호소하면 이 후보가 이에 답하는 메시지를 내고, 이후 정책으로 다듬어 발표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보유세·양도세 부담 완화와 대대적 공급 예고에 이어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정책으로 악화한 부동산 관련 민심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부동산 문제는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쪽에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서울 민심이 돌아선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의 결정적 이유로도 지목된다.

최근 이 후보의 전반적인 지지율 상승세에 서울에서도 우위를 회복하긴 했으나, 지난번 총선 등 이전 수준의 지지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며 부동산 문제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천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자세한 내용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서울에서 36%의 지지율을 얻으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26%)에 앞섰다.서울 지역구의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민심이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언제 다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신학기를 앞두고 이사철 전세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