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인천 대표하는 도시와 120년 된 맛집[이송렬의 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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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더샵 송도아크베이'
역사 품고 있는 국내 최초 짜장면집 '공화춘'
인류 역사를 통틀어 생존의 기본이 되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맞습니다. 의(衣)·식(食)·주(住)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숙원인 '내 집 마련'. 주변에 지하철은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백화점은 있는지 찾으면서 맛집은 뒷전이기도 합니다. '맛동산'을 통해 '식'과 '주'를 동시에 해결해보려 합니다.인천 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나요. 서울 집값을 살피려면 ‘강남’을 봐야 하는 것처럼 인천 집값을 이끄는 곳은 ‘송도국제도시’라고 합니다. 때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인천 하면 송도를 주목합니다.송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구상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되기 전부터 송도의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1979년 송도지역 매립계획이 수립됐는데, 이 계획이 지금의 송도가 될 수 있었던 시발점입니다.
맛집 기준은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맛집을 찾는 기준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맛집으로부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은 '내돈내먹'(자신의 돈으로 직접 사 먹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송도가 국제도시로 본격 기틀을 잡기 시작한 것은 2003년입니다. 당시 개발계획과 실시계획이 수립됐고, 매립과 기반시설이 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고 기업들을 유치하기 시작했고 외국인들이 살 수 있도록 정주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2030년까지 계획돼 있는 도시기 때문에 송도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처음으로 개발계획이 수립된 2003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벌써 19년 차를 맞은 지역입니다. 만들어진 지 19년밖에 되지 않은 곳이 인천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떠오른 것입니다.인천을 대표하는 송도에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포스코건설은 연수구 송도동 30의 5번지 일원에 ‘더샵 송도아크베이’를 공급합니다. 지하 4층~지상 49층 4개 동 아파트 775가구, 오피스텔 255실 등 총 1030가구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 임대 물량을 제외한 608가구를 일반에 분양합니다.
이미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을 마쳤습니다. 특별공급(기관 추천분 제외)에선 81가구를 모집하는데 2484명이 몰려 평균 30.66대 1의 경쟁률이, 1순위 청약에선 486가구 모집에 2만2848명이 신청, 47.0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용 98㎡ 기타지역에서 421.22대 1로 세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최근 송도 분양시장 분위기가 주춤했습니다. ‘더샵 송도아크베이’에 앞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에서 당첨자의 35%가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이 안에는 부적격자가 다수라는 게 사업자 측의 설명입니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가면서 대출 불확실성이 부각, 계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판단입니다. 현재는 시행사 보증을 통해 대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해당 단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더샵 송도아크베이’는 이런 우려를 떨치고 분양시장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올해부터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돼 대출이 더욱더 빡빡해진 만큼 분양시장 분위기도 대출이 되느냐 마느냐에 좌우되고 있습니다. 이 단지는 전용 84㎡A형과 84㎡B형, 98㎡의 경우 분양가가 모두 9억원 아래입니다.
대출 말고도 실수요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천 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계획돼 있어 서울 접근성도 개선될 예정입니다. 단지는 송도 6, 8공구의 핵심사업인 워터프런트 호수와 마주하고 있는데, 인공해변, 마리나시설 등이 이곳에 조성될 예정입니다.송도가 인천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떠오른 것처럼 인천 하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음식도 있습니다. 바로 ‘짜장면’입니다. 중식이 몰려있는 차이나타운 중에서도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공화춘’이 송도에도 들어왔습니다.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면서 우리나라는 청나라에 군대 파견을 요청합니다. 이때 약 40여명의 군역상인이 함께 인천으로 들어오면서 화교들이 공식적으로 국내에 들어옵니다. 이듬해 통상조약이 체결돼 화교유입이 활발해졌고, 인천공원 인근 북성동 일대에 화교 거주지가 형성됩니다. 이곳은 ‘청관거리’로 불리게 됐고, 그들의 고급음식을 청요리라고 했습니다.
1905년 청관거리에 국내에선 최초로 ‘산동회관’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을 시작한 가게가 있었습니다. 이후 1912년 ‘공화춘’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새 출발을 하면서 역사는 시작됐습니다. 최초로 ‘짜장면’이라는 상표를 달고 음식을 판매한 곳으로 ‘원조’ 격인 것입니다.
점심시간을 피해 오후에 찾은 음식점엔 중식을 먹기 위해 찾은 손님들이 꽤 많았습니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애매한 시간이었는데도 가득 찬 테이블을 보고 ‘맛집은 맛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식집의 기본은 역시 짜장면. 특히 공화춘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고 하는 ‘간짜장’을 시켰습니다. 여담으로 간짜장은 춘장을 물과 전분 없이 기름에 볶아 조금 더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때문에 간짜장의 ‘간’은 마를 간(乾)을 쓴다고 합니다.
주문한 후 테이블에 앉아 따뜻한 차로 몸을 녹였습니다. 한 10여분이 지났을까. 테이블 위로 노란 면발과 계란프라이, 오이채가 담긴 그릇과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짜장 소스가 담긴 작은 그릇 하나가 놓입니다.
요즘 먹었던 짜장면에는 계란프라이는커녕 오이채도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이곳에선 함께 나오니 반갑습니다. 면발이 붇기 전 짜장 소스를 얼른 붓습니다. 양파, 양배추, 고추 등 갖은 야채와 함께 고기, 알새우 등 육류와 해산물이 적절하게 들어있습니다. 짜장면을 비비다말고 유혹을 참지 못한 채 소스만 한 숟갈 가득 퍼 입안으로 얼른 넣어봅니다.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중식 자체가 기름을 많이 쓰기 때문에 자칫하면 느끼할 수 있는데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한 번에 잡아줍니다. 면이 더 불기 전에 소스와 면을 빠르게 비빕니다.
까만 소스에 버무려진 면을 단숨에 입안으로 빨아들입니다. 쫄깃한 면발과 달콤하면서도 칼칼한 짜장 소스, 채를 썬 오이가 입안에서 어우러져 질리지 않고 계속 짜장면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짜장면이지만 이날 먹은 짜장면은 오랜만에 ‘정말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짜장의 가격은 9500원으로 생각보다는 비쌌습니다. 통상 짜장면 한 그릇 값이 1만원이라면 아직 우리나라에선 비싼 축에 속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샵 송도아크베이는 주력 평형 전용 84㎡와 98㎡의 분양가가 모두 9억원 미만입니다. 당장 여윳돈이 없는 예비 청약자들도 청약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다만 분양 성패는 계약이 끝날 때까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비로소 계약이 끝나고 ‘완판’이 돼야 성패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입니다. 많은 청약자가 몰린 ‘더샵 송도아크베이’. 계약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