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열흘 연속 세자릿수 '나홀로 확산세'…"대다수 오미크론"

성탄절 연휴 직후 미군부대 중심으로 확산세 시작
시, 열흘간 '일상멈춤' 캠페인, 미8군엔 '외출금지' 요청

경기 평택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전반적인 확진자 감소세에도 평택만 열흘 연속 100∼200명대 세 자릿수의 도내 시군 중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7일간 연속 셋자리 수 확진자 규모는 도내 시군 중 평택이 유일하다.
평택시 방역당국은 이런 추세가 관내 미군부대를 통해 유입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7일부터 열흘간 '일상 멈춤 캠페인' 등 특별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7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된 6일 하루 신규 평택시 신규 확진자는 254명이다.

지난달 28일 125명을 기록한 이후 100명대 확진이 이어지다가 이달 5일 281명으로 치솟은 뒤 이틀 연속 2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6일 신규 확진자 중 100명가량은 캠프 험프리스(K-6)와 오산 미공군기지(K-55)에 근무하는 미군, 100명가량은 평택시민, 나머지는 다른 지역 주민으로 파악됐다. 평택시(55만명)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시흥시(50만명)에서 이날 51명의 확진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확산세를 두고 평택시 방역당국은 성탄절 시즌을 계기로 미군부대를 통한 오미크론 변이종이 유입해 지역사회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한다.

성탄절 다음 날 일요일인 지난달 26일 평택지역 확진자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116명을 기록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미군이거나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는 평택시민 등 미군 부대 관련자였다. 최근 확산세는 주로 미군부대 인근 한국어학당과 그 주변 업소, 미군부대 내에서 근무하는 우리 군부대 관계자 등에서 시작했다.

평택시 방역당국이 관내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 70명을 표본으로 뽑아 자체 분석한 결과 8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으며 이 중 7명(87.5%)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확진자 8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라는 조사 결과는 평택이 기존에 국내 유입한 오미크론 변이 사례와 연결고리가 없었다는 점에서 미군부대를 통한 전파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평택시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미군들은 정기적으로 우리 방역당국에 확진자 현황을 통보하고는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 여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미8군 사령부에 강력한 방역조치를 요청했고, 미군은 오는 15일까지 외출금지 명령을 시행하고 있다.

시는 미군의 외출 금지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재차 요청할 계획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이날 윌러드 M. 벌러슨 미8군 사령관을 만나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부대 안팎 상황이 좋지 않다"며 "평택시와 미군이 공통된 방역정책을 시행해 코로나19를 극복하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벌러슨 사령관은 "미군도 현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 영외 거주자 재택근무 시행, 타지역 여행금지 등 강화된 방역지침을 운영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평택시의 좋은 이웃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평택시는 시민을 대상으로 열흘간 일상 멈춤 캠페인을 벌이기로 하고, 어린이집과 학교, 학원 등에는 다음 주 말까지 방학 기간을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미군 부대 인근 주민과 업소 관계자들에게 전수 검사를 요청하고, 읍면동별 자율방역단을 가동해 실내외 소독을 하기로 했다. 평택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검사 결과는 시간이 걸리므로 아직 정확하게 알 순 없으나 샘플 검사 결과 현재의 평택지역 코로나19 확산세는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이번 확산세를 막기 위해 지역 내에서라도 일상 멈춤 등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