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서 탈출한 소방관들 빈소서 오열…손등엔 상처

순직한 동료들 영정 보고 눈물 쏟아…"정신적 충격 커"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3명과 함께 건물 내부에 진입했다가 간신히 탈출한 소방관들이 7일 동료들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
A씨와 B씨 등 소방관 2명은 이날 오후 3시께 검은색 점퍼 등 사복 차림으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의 빈소가 마련된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들어섰다.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A씨는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탈출 당시 상처를 입은 듯 한쪽 손목에 의료용 밴드를 감고 있었다.B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A씨를 다독이며 빈소로 향했다.

A씨는 동료들의 영정을 보고는 오열했다.

이들이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빈소 밖으로 A씨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유족들의 눈에서도 잠시 그쳤던 눈물이 다시 떨어졌다.

A씨는 조문을 마치고 다른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올 정도로 슬픔과 충격이 큰 모습이었다.

이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A씨 등에 대해 "고인이 되신 분들과 같은 팀 소속으로 현장에 같이 투입됐다가 겨우 탈출한 동료들로, 치료받고 왔다"며 "건강상 큰 지장은 없는데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A씨와 B씨는 이곳에 10여 분간 머물며 조문한 뒤 일부 동료와 함께 빈소를 빠져나갔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께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께 큰불을 껐지만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갑자기 다시 확산하면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5명이 내부에 고립됐다.이 가운데 A씨와 B씨는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 소방경 등 3명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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