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부 말 들었다가…" 오스템에 2억 물린 개미 '절규'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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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팀장 이모씨가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3일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증권업계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피할 수 없고, 거래정지 기간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는 최소 5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지금의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오스템 주가는 작년에만 3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한 소액주주는 “흙수저로 태어나 10년 동안 모은 2억5000만원을 오스템에 투자했다”며 “작년 12월 현금화 하려던 것을 예비신부의 권유로 미뤘다가 이 사달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예비신부가 배당금 수취를 위해 매도를 미루라고 권유했다는 전언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시가 배당률은 1.24%입니다.

이번 사례는 내부통제와 오너리스크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4년에도 대주주의 횡령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적이 있습니다. 2018년에는 증권가 예상치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회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까지 오스템에 대거 투자했습니다. 증권사들은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에게 총 11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내줬습니다. 고객들의 돈이 담긴 펀드 자금도 대거 투입됐습니다.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도 44%에 달합니다.
회사의 이력을 살펴본 기관들은 손실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한 증권사는 최 회장의 10년 전 성추문 스캔들을 살펴본 이후 주식담보대출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연 3~4%의 주식담보대출 이자를 받기 위해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지 않은 것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아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