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하나에 100만원인데…비싸도 '불티나게' 팔린다

패션업계, 신학기 책가방 출시 줄이어
사진=블랙야크키즈
"조카 입학선물로 구입했습니다. (조카가) 엄청 좋아해요. 빨리 (가방을 메고) 학교 가고 싶다고 난리네요."

"초등학교 들어가는 조카 입학 선물로 구매했는데 마음에 들어하네요. 아이들 취향 저격 색상이네요."한 신제품 책가방과 보조가방 세트의 구매후기 일부다. 후기를 들여다보면 부모에 못지 않게 이모·고모 혹은 삼촌으로 추정되는 구매자가 다수다. 해당 책가방 세트의 가격은 19만8000원. 책가방 본품의 가격도 10만원대 중반에 달하지만 가격 부담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이모, 삼촌이 한 아이에게 지갑을 여는 이른바 '에잇포켓' 덕이다.
패션업계가 연초 설빔 등 선물 수요가 많은 시기 에잇포켓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동용 책가방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사진=네파키즈 홈페이지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업계는 우선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적용해 동심 공략에 나섰다.

블랙야크키즈는 대원미디어의 VFX애니메이션 '아머드사우루스'의 손을 잡았다. 애니메이션 속 공룡캐릭터를 활용한 캐주얼한 디자인의 가방이다.신제품 '아머드사우루스 데코 책가방'의 경우 어린이가 직접 꾸밀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실리콘 소재 장식을 꽂을 수 있는 앞면 몰드를 만들었다. '아머드사우루스 고주파 책가방'은 캐릭터를 활용한 와펜과 아크릴 키링을 달았다. 안전을 위해 어깨끈 가운데에 재귀반사 소재를 사용했고, 가슴 버클을 달아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네파 키즈는 신학기를 앞두고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와 협업해 책가방을 선보였다. 애니메이션 주요 캐릭터를 전면 디자인에 적용한 가방이다.

노스페이스는 아이의 안전에 초점을 맞춘 책가방을 출시했다. 항균 가공 처리와 마스크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항균 포켓을 달았고, 야간 반사 라벨과 비상용 호루라기를 더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링 소재의 원단으로 만든 점도 특징이다.
사진=뉴발란스 키즈 홈페이지
국내 최대 아동복 브랜드인 이랜드 뉴발란스 키즈는 파스텔 색상의 '아트클럽', 수납력을 강화한 '북클럽', 패턴 디자인의 '스포츠클럽' 등 3가지 라인의 백팩을 출시했다. '아트클럽' 일부 제품의 경우 공식 온라인쇼핑몰에선 이미 품절된 상태다.

휠라코리아가 운영하는 휠라 키즈는 멀티 포켓 시스템이 특징인 책가방 신제품군 '팩 투 스쿨 백팩 컬렉션'을 내놨다. 가방 내부 패드포켓에 다용도 서브백, 부착형 파우치 등으로 수납 실용성을 높였다고 휠라는 소개했다.
사진=휠라코리아
이같은 유명 브랜드의 신학기 가방 가격은 통상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보조가방과 묶인 세트 상품의 경우 정가 기준 20만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유례없는 출산율 저하 속 한 가족에 한 명 혹은 두명뿐인 아이를 위해 어른들은 거침 없이 지갑을 여는 모양새다. 일례로 구찌 키즈 등 명품 아동복 브랜드가 내놓는 책가방은 100만원대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고가 제품의 등장으로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명품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고가 제품에도 지갑을 여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