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毛'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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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제·모발이식 건보 공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탈모약에 이어 가발, 모발이식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의 ‘탈모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탈모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건강보험 적용 우선순위나 재정적자에 대한 고민 없이 표만 노리는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모(毛)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 "인기영합주의식 정책"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신복지위원회 보건의료분과장을 맡은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7일 라디오에 출연해 탈모 관련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대해 “누굴 대상으로, 어디까지 급여(를 보장)할 것이냐를 정리해야 한다”며 “먼저 탈모를 방지하는 약, 그다음에 탈모가 아주 심한 경우 사용하는 가발에 대한 급여를 우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가발이 보통 200만~300만원 된다고 한다”며 “또 가발을 한 번 만들면 계속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속 닳기 때문에 1년에 2~3개를 써야 한다”고 했다. 다만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대해 “(탈모가) 아주 중증이어서 가발이 아니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정도의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가발뿐 아니라 ‘모발이식 수술’에도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교수는 “모발이식은 일종의 성형수술에 가까운 것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제한적으로 꼭 필요한 분들에게나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야당은 물론 전문가들과 환자단체에선 이 후보의 ‘탈모 보장 공약’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 바람에 올해부터는 3개월 정도 먹어야 효과를 알 수 있는 2군 항암제 상당수가 급여에서 제외된다”며 “죽고 사는 문제보다 탈모가 중요한지 여부는 선거판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건강보험연구원장을 지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NS에 “건강보험 제도를 망칠 포퓰리즘”이라고 혹평했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도 “암 환자들은 항암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라며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탈모치료제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