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카 시대, 자율차보다 먼저 온다"…6000兆 시장 선점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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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2022 - 글로벌 퓨처테크 현장을 가다오버에어의 ‘비밀 연구센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 존웨인공항에서 10㎞가량 떨어져 있다. ‘드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이브 카렘이 창립한 이 회사는 8732㎡, 1만126㎡ 규모 건물 두 곳에서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2024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7) 'UAM 개발 최전선' 美오버에어 산타아나 연구센터
'버터플라이' 2024년 완성 목표
"일상을 뒤바꿀 파괴적 혁신"
한화시스템 손잡고 개발 시너지
"안전하고 빠르고 소음이 적은
최고의 기체 만드는데 집중"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가져올 ‘모빌리티 혁명’은 산업과 일상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오버에어의 기술 혁신을 총괄하고 있는 짐 오르본 프로그램매니저(PM)는 7일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조용한 기체를 세상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도심 상공을 날게 되면 우리의 일상이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플라잉카는 곧 다가올 미래”
오버에어가 개발 중인 UAM은 2차원에 머물고 있는 인류의 도심 이동수단을 3차원으로 확장하는 파괴적·혁신적 기술로 평가받는다. 혼잡한 도심에서 차로 1시간 넘는 거리를 1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어서다. 전기·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문가들은 “UAM이 자율주행자동차보다 먼저 상용화될 것”이라며 “인프라와 규제만 해결되면 플라잉카는 생각보다 빨리 일상으로 파고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은 글로벌 UAM 시장이 2050년까지 5조1400억달러(약 6000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통 항공기 제조사(보잉·에어버스), 완성차 회사(현대자동차·도요타), 벤처기업(릴리움·조비·키티호크) 등 300여 개 기업이 다가올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UAM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이유다.카렘 창업자는 ‘프레데터’ ‘A160허밍버드’ 등의 무인항공기를 개발한 드론 선구자다. A160의 설계는 응용 발전돼 버터플라이에 적용되고 있다. 오버에어는 2019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UAM 사업 진출을 선언한 한화시스템이 25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한국에 알려졌다. 오르본 PM은 “한화시스템의 장기적 혁신 의지를 믿고 손을 맞잡았다”며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선도적인 센서, 레이더 기술이 기체 개발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국가 간 합종연횡에 올라타야”
UAM이 본격적으로 서울,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의 하늘을 날아다니려면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우선 안전하고, 빠르고, 소음이 적은 기체를 개발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항공인증을 통과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한화시스템이 오버에어와 손잡은 것도 인증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배터리 성능을 개선해 UAM이 더 멀리 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기술적 과제다. 에어버스와 미국 스타트업 지로아비아는 배터리가 아니라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UAM을 개발 중이다. 조비에비에이션은 도요타, 인텔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며 UAM 상용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오버에어도 기체 개발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버터플라이는 대형 저속 회전 로터 기술을 통해 소음과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속 320㎞로 운항하는 버터플라이를 아침 8시에 경기 용인터미널에서 타면 8시15분에 서울 광화문역에 내릴 수 있다. 오르본 PM은 “버터플라이가 택한 설계는 복잡하지만 공기역학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결국 기체의 완성도가 UAM 시대의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한화시스템-오버에어 연합군의 경쟁자는 현대차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UAM 사업 확대를 위해 신재원 UAM 사업부장(사장)을 영입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동양인 최초로 항공연구 총괄본부장을 지낸 신 사장은 UAM 사업 전권을 위임받아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UAM 자체 콘셉트 모델인 ‘S-A1’을 2028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가 다른 국내 기업과 협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UAM 플랫폼 개발에 뛰어든 롯데나 카카오도 기체 개발사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류시양 한화시스템 에어모빌리티 개발센터장은 “최고 성능을 지닌 기체를 업계에서 가장 빨리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UAM산업을 둘러싸고 인수합병(M&A), 협업 등 다이내믹한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지훈 기자
■ 특별취재팀
이건호 편집국 부국장(취재팀장) 김현석 뉴욕·황정수 실리콘밸리 특파원 박동휘 생활경제부 차장, 강경민 산업부 임현우 금융부, 이지훈 경제부 박재원 증권부, 구민기 IT과학부 김리안 국제부, 차준호 마켓인사이트부 정지은·최한종 지식사회부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