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업체, 소방차·탱크로리·펌프카·캠핑카 모든 특장차 제조 2016년 부지 분양 성공 힘입어 제2단지·지식산업센터도 곧 조성
소방차, 탱크로리, 펌프카, 캠핑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특장차들이다. 특장차는 특수한 용도로 쓰기 위해 차량을 개조해 특수 장비를 설치한 차량을 말한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수요가 크게 느는 분야다.
우리나라의 등록 특장차가 2016년 58만4천대에서 2020년 73만8천대로 4년 만에 무려 30% 가까이 급증했을 정도다. 전북 김제시는 이 특장차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김제시는 2011년 백구면에 특장차 전문단지를 만들며 본격적으로 특장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특장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전문단지는 2016년 완공되기 무섭게 33만6천여㎡ 모두가 분양됐다.
현재 전국에서 몰려온 31개 업체가 전문단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비수도권의 산업단지 상당수가 텅텅 비어있는 걸 고려하면 대단한 성공이다. 설마설마했던 김제시도 놀랐을 정도다.
김제시는 부랴부랴 인근에 제2의 특장차 전문단지를 만들고 있다.
제2 전문단지는 452억원이 투입돼 김제 백구면 부용리와 반월리 일원 32만6천732㎡ 부지에 조성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을 위한 지식산업센터도 2024년까지 전체 건물면적 1만5천여㎡ 규모로 짓는다.
이미 기업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어 분양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김제시는 내다보고 있다.
김제시에 특장차 업체들이 몰리는 것은 전문단지를 만들어 기업을 집적화는 데 그치지 않고 인증, 기술지원, 검사 등이 모두 한곳에서 이뤄지는 '특장차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시는 먼저 첫 특장차 전문단지 조성에 들어가면서 곧바로 자기인증 센터를 구축했다.
자기인증 센터는 특장차 제조 기업들이 만든 차량에 대한 안전 검사를 해 인증을 해주고, 성능이 향상된 차량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까지 해주는 역할을 한다.
내년부터는 특장차 안전·신뢰성 향상 및 기술융합기반 구축사업과 튜닝 전문검사소 설립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모두 정부로부터 필요성을 인정받아 국비 지원을 받는 사업들이다.
특장차 기술융합기반 구축사업은 특장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비 구축 및 전문기술 지원센터 건립, 핵심 부품 개발 플랫폼 구축, 지원체계 구축 등 3개 사업으로 구성된다.
2026년까지 국비 176억원 등 총 297억원이 투입돼 백구 특장차 전문단지에서 추진된다.
튜닝 전문검사소는 백구 특장차단지에서 생산된 특장차의 튜닝 검사와 안전성 검사를 전담하게 된다.
2023년까지 총 72억원이 투입돼 지상 2층, 전체 건물면적 1천695㎡ 규모로 건립된다.
이들 시설이 정상 가동되면 기술개발 지원에 이어, 인증과 튜닝까지 특장차의 모든 것이 김제에서 이뤄지게 된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곳은 국내에서 김제가 유일하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1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이 조만간 공급되는 등 정주 여건 개선에도 힘을 쓰고 있다.
김제시는 특장차 산업을 통해 1천3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연간 8천억원의 경제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준배 시장은 "특장차 생산업체의 집적화를 토대로 인증, 기술 지원, 검사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유일한 곳"이라며 "기업 수요를 반영한 특장차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고 근로자를 위한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공원 및 주차장, 보건소 등 지원시설을 확충해 대한민국 특장차 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