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엑스포] ③ 정부 의지와 글로벌 기업 지원이 중요(끝)

차기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 채택 위해 대선 공약화 주력
정부와 10대 기업 '코리아 원 팀' 구성해 유치 활동 전개

5파전인 2030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에서 부산의 강력한 경쟁 상대 도시로는 러시아 모스크바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꼽힌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개발도상국과의 정상외교 등을 통해 지지 서약을 받는 등 국가 차원에서 치밀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말 2030세계박람회 유치 신청 마감 직전에 도전장을 낸 사우디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유치전을 진두지휘하며 개도국을 중심으로 물밑 득표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이 박람회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부산시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차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부산연구원과 함께 전담팀(TF)을 구성해 제20대 대선 공약 발굴작업에 들어갔고, 11월에는 여야 정당과 대권 후보에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차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에는 50페이지 분량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와 관련한 대선 공약집을 만들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에 전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3일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성근 2030월드엑스포 범시민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과 함께 박람회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 일대를 둘러본 것도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170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도국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정부가 유·무상 원조 확대와 박람회 참가 재정 지원 등으로 부산 지지를 유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국내 10대 그룹이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경쟁 도시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만큼 이를 십분 활용해야 박람회 유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10대 기업은 지난해 11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와 박람회 유치 지원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전담팀으로 '코리아 원 팀'(Korea One Team)을 구성해 유치 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재외공관을 활용해 BIE 회원국별 지지 성향을 분석한 뒤 중점 교섭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회원국을 집중해서 공략해야 한다.

우리 기업의 투자·교역에 관심이 있는 국가가 있다면 정부와 기업,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이 팀을 꾸려 교섭 활동을 벌이는 방식이다.
1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지주,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이 포함됐다.

기업들은 또 전국민적인 박람회 유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자체 인프라로 유치 홍보 활동을 지원한다.

홈페이지나 매장, 대리점 등을 통해 홍보물을 노출하고, 옥외광고 등을 활용해 유치 응원 문구를 노출하게 된다.

오성근 위원장은 9일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 시민이 함께 부산세계박람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주면서 표를 모으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곧바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