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15%' 뚫은 安, 3자 구도 재편…단일화 최대 변수로(종합)

尹·安, 지지율 총력전…설 연휴 전후가 1차 분기점 될듯
양측 '공동정부론' 일단 선긋기…尹 "선거운동 열심히" 安측 "정치프레임"
與 '단일화' 경계심 작동…다자·양자구도냐에 승패 갈릴 가능성
3·9 대선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상승세가 기존의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면서 대선이 사실상 '3자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안 후보는 연초 두 자릿수 지지율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마의 15%' 벽을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을 59일 앞두고 안 후보의 존재감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향후 후보 단일화 여부가 가장 파괴력이 큰 대선 변수로 떠올랐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 후보의 지지율 추이와 단일화 향배에 따라 대선판에 지각 변동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9일 발표된 서던포스트 여론조사(CBS 의뢰, 7∼8일 무선 100% 전화 면접조사)에서 안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안 후보는 42.3%,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8.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는 윤 후보는 34.4%, 이 후보는 33.6%로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다자구도에서는 여전히 안 후보가 윤 후보에 크게 밀리지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한 양자구도에서는 안 후보가 더 크게 이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지도 조사(7∼8일 100% 무선 자동응답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15.1%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37.6%, 윤 후보 35.2% 였다.

지난 7일 한국갤럽 조사(4∼6일 유선 10%·무선 90% 전화 인터뷰 조사)에 이어 또 다시 '15%'를 기록하자, 안 후보 측은 고무된 모습이다. 실제 선거에서 15%를 득표하면 선거법상 정부로부터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안 후보로선 '대선 완주' 목표에 힘을 실어주는 수치인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풍'(안철수 바람)의 향방과 맞물려 이번 대선이 끝까지 다자 구도로 갈지, 아니면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한 양자 구도가 성사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후보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 이상 지속이 되면 3자 구도가 굳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후보 단일화 없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일단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선거운동하는 후보들끼리 단일화 언급을 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정권교체를 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지지율을 최대로 끌어올려 유리한 상황을 만든 뒤 단일화 논의를 시도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설 연휴(1월 31일∼2월 2일) 전후가 단일화 논의의 1차 분기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일 비공개 의총에서 "2∼3주 이내에 여론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필 텐데, 단일화에서 꼭 이겨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시간표와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단일화를 전제로 한 '공동정부론'도 거론된다.

다만 윤 후보는 "관심 있는 분들에게서 그렇게 앞서가는 말씀이 나올 수도 있지만, 각자가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거리를 뒀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역시 통화에서 "단일화든, 공동정부든 정치 프레임으로 거기에 끌려들어갈 이유도, 관심도 없다"며 "오로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과 비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에서는 단일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다자구도에선 이 후보 지지율이 앞서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연대 가능성을 띄우는 것도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 이후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는 데 성공한다면 안 후보의 상승세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안 후보의 지지세는 아직까지는 정권교체 여론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윤 후보 지지율이 확 빠져야 확 오를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데, 그렇게까지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세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