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우리카드, 2년 전 '약속의 4라운드'처럼…파죽의 7연승

2019-2020시즌 4∼5라운드서 10연승 해 정규리그 1위 발판
거침없이 7연승을 질주하는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를 보노라면 2년 전 이맘때가 떠오른다. 우리카드는 2019-2020시즌 3∼5라운드에서 창단 최다인 10연승을 달려 정규리그 1위 등극의 바탕을 쌓았다.

특히 4라운드에서 창단 후 최초로 라운드 전승(6승)을 거둬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대한항공 등과 선두를 치열하게 다투다가 10연승을 거둬 멀리 치고 나간 당시와 비교하면 2021-2022시즌 우리카드의 상승세는 더욱더 극적이다. 우리카드는 2021년 12월 14일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1로 물리친 이래 이달 7일 한국전력과의 경기까지 7연승을 내달렸다.

순위는 꼴찌에서 2주 만에 3위로 수직 상승했다.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가 뚜껑을 열자 석 달 가까이 최하위를 맴돌았던 터라 우리카드의 비상은 특별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18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부터 6경기 내리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고 완승해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실력을 과시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교만했던 선수들이 이제 제 자리에서 제 몫을 잘 해내고 있다"며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배구 전문가들은 우리카드의 부진을 심리 문제에서 찾았다. 이들은 최강을 자부하던 우리카드 선수들이 정규리그 개막과 함께 1라운드에서 연전연패하자 경쟁팀의 만만치 않은 전력에 크게 당황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다가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들의 손발이 맞아가면서 챔피언 후보의 위용을 되찾았다고 본다.

현대캐피탈, OK금융그룹 등 경쟁팀이 외국인 선수 교체 또는 전력 이탈로 크게 흔들린 것도 우리카드의 자신감 회복에 큰 도움을 줬다.
우리카드는 12일 '득점 기계' 노우모리 케이타를 앞세운 KB손해보험마저 따돌리면 2년 만에 '약속의 4라운드' 전승 꿈을 키울 수 있다.

우리카드는 OK금융그룹(15일), 현대캐피탈(19일)과 차례로 대결하고 4라운드를 마친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KB손보에 한 번 이기고 두 번 졌다.

졌을 땐 완패해 승점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고, 5세트 경기에서 이겨 따낸 승점은 2에 불과했다.

이제 정상궤도에 올라온 4라운드에서 KB손보를 물리친다면 우리카드는 더 힘차게 선두 추격의 페달을 밟는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26일 레프트 한성정과 신인 지명권을 KB손보에 주고, 센터 김재휘, 레프트 김동민을 받는 트레이드를 한 뒤 KB손보와 첫 대결이라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두 팀의 경기는 큰 관심을 끈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과 KB손보의 양강 체제에도 균열을 낼 조짐이다. 두 팀이 승점 40에 묶인 사이 최근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우리카드(승점 33)가 격차를 좁힌다면 선두 싸움은 5∼6라운드에서 불꽃 튀는 접전으로 펼쳐질 공산이 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