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심 여사 서울 분향소에 등교·출근하던 시민들 발길

근현대사 전공 대학원생·'이한열 후배' 연대 경영학과 졸업생도
10일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서울 분향소가 차려진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는 오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등은 전날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장례위원회'를 꾸려 배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외에 이한열기념관과 이 열사의 모교인 연세대 '한열동산'에도 야외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열동산 분향소는 10일 오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처음으로 조문한 이는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대학원생 박모(29)씨였다. 책가방을 멘 채 조문을 마친 박씨는 "배 여사와 평소 인연은 없었지만, 독립운동사를 전공하며 연장선상에서 민주화 운동까지 관심이 있어 추모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학교에 가다 말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 열사의 학과 후배도 일찌감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90학번인 권모(52)씨는 "회사 가는 길에 잠깐 들러 묵례를 간단히 했다. 좋은 곳에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2009년부터 선발한 '이한열 장학생' 출신 시민 일부는 분향소 설치와 운영 등을 도왔다.

2011년에 이 장학금을 받은 최진리(37)씨도 이날 늦게까지 분향소 일을 나눠 맡을 계획이다. 최씨는 "배 여사께서 제가 힘들 때 장학금을 주셨다.

민주화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다가 (장학금을 받은 이후) 교과서로만 보던 열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가 차려지고 약 1시간 동안 10여명의 시민이 이한열기념관 분향소에서 조문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관계자는 "평일 아침이라 아직 많이 못 와주신 것 같지만, 이미 아주 많은 분이 조의를 표해주시고, 인사를 전해주고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자식을 먼저 보내고 남은 생을 살아오신 무게와 민주화 운동과 인권탄압의 현장에 늘 함께 계셨던 삶의 모습을 다 알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배 여사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연세대 한열동산에서 '추도의 밤'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분향소는 오는 13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배 여사는 전날 오전 5시 28분 조선대병원에서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오는 11일 발인과 노제 이후 아들 이한열 열사가 묻혀 있는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