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 위협에…민주, 러브콜 접고 안철수 견제 본격화

"이제는 윤석열 아바타냐" '안모닝' 공세…내부선 긴장감 고조
더불어민주당이 '마의 15%' 벽을 넘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본격적인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했다.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안 후보를 "국가발전에 필요한 분"이라고 추켜세우며 손을 내미는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제3지대 러브콜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불어닥친 '안풍'(안철수 바람)이 대선판을 흔드는 위협적 요인으로 떠오르자 안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서서히 높이는 등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특히 안 후보로 단일화 시 이 후보가 열세라는 일부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선대위 부위원장인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를 향해 "'MB 아바타'를 넘어 '윤석열 아바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안 후보는 '전 국민이 코로나로 재난을 당한 적이 없다'는 망언을 했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망언에 버금가는 더 큰 망언이다.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고 했다.강 최고위원은 또 "안 후보는 상당한 재력 덕분에 위기를 위기로도 느끼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국민은 그렇지 않다"며 "차별 후보, 1일 1 망언의 후보는 윤 후보로 족하다"라고 쏘아붙였다.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가 (평택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해) 경기도 책임론을 제기했다"며 "희생 앞에서 정치적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에 참담한 마음을 많이 느낀다"고 비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최근 평택 물류창고 화재와 관련, "경기지사에서 시장까지 건축물 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평가절하하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안 후보는 지금쯤 본인의 지지율이 급증하기 때문에 이 상태로 가면 윤 후보를 앞설 수 있다, 이런 자신감과 기대에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역전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단언한 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윤 후보에게서 실망한 지지층의 이동"이라며 "그것이 더 급속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 안 후보를 크게 신경 쓸 필요 자체가 없다"며 "지지율은 오르지만 안 후보 본인이 내놓은 내용이 없고, 같이 할 정치 세력도 없다.

한 마디로 콘텐츠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도 야권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며 "우리는 꾸준히 우리 길을 가면 된다"고 밝혔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민주당 역시 대응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진성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동안에는 양자 구도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 삼자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며 "국민의힘도 긴장한 상황에서 보고 있을 것이고, 저희 당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