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규제 강화 땐 SK 재평가"
입력
수정
지면A22
주주가치 올라 지주사 할인율 축소물적분할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주사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들의 가치 평가 기준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 목표가 48만원…현재의 2배
10일 증권업계에서는 물적분할 제도 변화가 지주사와 사업회사들의 가치 평가 기준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주주 보호’ 세미나를 비롯해 정치권과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물적분할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물적분할을 둘러싼 논의 방향도 이와 마찬가지다. 물적분할 후 상장을 금지하면 분할한 자회사가 미국 나스닥시장 등 해외 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금지 자체보다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강화하는 쪽이 유력한 상황이다.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기존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자회사 주식을 우선 배정받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런 방안들이 성사되면 핵심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나 사업회사가 주가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게는 50% 이상 자회사 사업가치가 할인되는 ‘지주사 디스카운트’의 할인율이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핵심 비상장 자회사가 많은 지주사는 SK가 대표적이다. SK의 핵심 비상장 자회사는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 E&S, SK 에코플랜트, SK 팜테코 등 소재,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등을 망라한다. 유안타증권은 이들 자회사의 사업가치만 15조원에 달한다고 계산했다.현재 SK 주가는 비상장 자회사에 50% 이상 할인율을 적용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할인율 30%를 적용해 SK의 목표주가를 48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SK 주가의 두 배 가까이 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