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쌍둥이 적자' 아니다"…환율 오름세 꺾일까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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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경상수지 흑자 추산한국은행이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분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원·달러 환율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펀더멘털 여전히 견고
Fed 긴축이 최대 변수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11일 "작년 12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거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쌍둥이 적자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위기의 징후로 통하는 '1달러=1200원'을 오가고 있다. 그 배경으로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함께 한국의 쌍둥이 적자가 거론됐다. 한국 원화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환율이 1200원 선으로 치솟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작년 2~10월에 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1, 12월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한국의 11월 경상수지는 7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12월에는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5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020년 4월 후 1년 8개월 만에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서 내는 무역수지(수입액과 수출액 차이)와 한은이 추산하는 경상수지의 상품수지(수입액과 수출액의 차이) 집계 기준이 다르다“며 ”작년 12월 한은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수지와 상품수지는 통상 소유권 이전의 기준이 다르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선박은 수주한 뒤 배 주인에게 넘겨주기까지 2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선박 수출대금은 건조 진행 절차에 맞게 여러 차례 나눠 받는다. 무역수지는 선박을 배 주인에게 넘겨주는 시점에 수출액으로 잡는다. 반면 상품수지는 선박 대금을 받을 때마다 수출액에 반영한다. 무역수지에서 선박 등 수출액이 적게 잡힐 수 있다. 수입액을 집계하는 방식도 무역수지와 상품수지는 다르다. 수입할 때는 상품수지는 공장도 가격인 본선인도가격(FOB)으로 신고한다. 반면에 무역수지에서는 FOB에 운임과 보험료 등을 얹은 운임보험료 포함 가격(CIF)이 적용된다. 무역수지에서 수입액이 상품수지에서의 수입액보다 더 커진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무역수지보다 통상 크게 잡히는 배경이다.
한은은 올들어서도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운송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데다 수출 실적도 좋은 만큼 적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국이 쌍둥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해외 배당금 송금이 몰린 2020년 4월이 마지막이었다. 올해도 배당금 송금이 몰린 4월에 쌍둥이 적자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국의 펀더멘털이 견고한 만큼 환율이 1200원 선을 재차 넘어설지는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