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E 전투기, 화성시 야산에 추락

조종사 순직…민간 피해는 없어
공군 F-5E 전투기 한 대가 11일 경기 화성시 야산에 추락(사진)해 조종사가 사망했다. 최근 최신형 전투기 F-35의 동체 착륙 사고에 이어 노후 전투기 추락사고까지 발생하며 군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공군은 “오후 1시44분께 경기 수원기지에서 이륙한 F-5E 한 대가 이륙해 상승 중 추락했다”며 “조종사 심모 대위는 순직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지에서 이륙 후 상승 중 항공기 좌우 엔진화재경고등이 켜지고 이어서 항공기 기수가 급강하했다”며 “조종사는 이젝트(비상탈출)를 두 번 콜(요청)했으나 탈출하지 못하고 기지 서쪽 약 8㎞ 떨어진 경기 화성시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전투기엔 순직한 심 대위 외에 다른 탑승자는 없었고, 전투기가 야산에 추락하며 민간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전투기에 폭발물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F-5E는 공군이 운용 중인 가장 오래된 전투기 기종이다. 조종사 한 명이 탑승하는 경량급 전투기인 F-5는 1950년대 미국 노스롭사가 옛 소련의 미그-21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전투기로, 1987년 생산이 종료됐다. 한국은 1975년 해당 기종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전투기 수명이 통상 30년 정도인 걸 감안할 때 대부분 정년을 넘겼거나 정년에 가까워졌다. 2000년 이후 한국에서만 이 기종의 전투기 12대가 추락해 ‘사고 단골 기종’이란 오명을 썼다. 2013년 9월 공중요격훈련 중 충북 증평군에서 정비 불량으로 추락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조종사는 비상탈출에 성공했다. 대만 공군이 운용하는 F-5E 한 대도 2020년 10월 이륙 2분 만에 인근 바다로 추락해 조종사가 숨진 적이 있다.

공군은 사고 직후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했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비 소홀 등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