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 5. COMPANY] TCR-T·TIL 치료제 개발 나선 네오젠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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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에 TIL로 임상에 진입하려고 합니다. 국내 최초이죠.”
네오젠TC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크게 TCR-T와 TIL로 구분할 수 있다. 둘 중 선발주자는 TIL. TIL은 종양침윤림프구(Tumor Infiltrating Lymphocytes)의 줄임말로, 종양에 침투한 림프구(C세포)를 말한다. 이 대표는 “혈류 속에 있는 림프구 대비 종양에 침투한 림프구는 암 항원을 표적하는 수용체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암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림프구를 채취 및 배양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게 바로 TIL치료제”라고 말했다.
네오젠TC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TIL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이달 중 신청할 예정이다. 키트루다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고형암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네오젠TC의 1번 타자, TIL
TIL은 암세포가 전이된 조직에서 얻는다. 보통 조직생검을 할 때 함께 떼어내며, 충분한 림프구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조직생검만 할 때보다 좀 더 많이 분리해내는 식이다. 보통 1㎤ 정도 조직을 떼어낸 뒤 여기서 TIL을 분리해 배양을 시작한다. 이 대표는 “28일이면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CAR-T 대비 TIL의 뚜렷한 장점은 고형암을 표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킴리아, 예스카타 등 시판 중인 CAR-T는 모두 혈액암 중 일부 암종에만 쓰이고 있다. TIL이 고형암을 표적할 수 있는 까닭은 고형암 종양이 침투한 림프구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TIL치료제의 효능도 차츰 입증되고 있다. TIL 치료제 임상으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미국 벤처기업 아이오반스바이오테라퓨틱스다. 2017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아이오반스는 다수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오반스는 PD-1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가 듣지 않는 전이성 폐암 환자 13명에게 TIL치료제를 투여해 2명에게서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같은 T세포치료제임에도 CAR-T 대비 저렴한 제조비용도 장점으로 꼽힌다. TIL치료제는 바이러스벡터 등을 이용해 CAR유전자를 T세포에 넣는 유전자 조작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CAR-T 제조비용의 절반 또는 이하의 가격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반스는 회당 3억 원을 제시하고 있다.하지만 TIL이 갖는 약점도 있다. 현재로선 ‘바이오마커’가 없다는 것이다. CAR-T는 CD19를 바이오마커로 쓰며, 키트루다 같은 면역항암제는 PD-L1이나 MSI-H, dMMR 등의 바이오마커가 있다. 바이오마커는 급여 적용이냐, 아니냐가 특히 중요하다. 가령 국내 암 환자가 키트루다 등 고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으려 할 때 해당 바이오마커에서 양성이 나오면 보험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음성인 경우엔 그렇지 않다.
TIL은 다양한 암 항원을 표적해 몰려든 림프구를 배양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바이오마커를 특정할 수 없다. 이 말은 곧 바이오마커 유무는 해당 항암제의 반응률과 관계가 크기 때문에 TIL의 반응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이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바이오마커 문제에 대한 답을 아이오반스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FDA의 결정 방향에 따라 네오젠TC의 TIL치료제 임상과 상용화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TIL 또한 CAR-T와 마찬가지로 환자에게서 채취한 시료에서 면역세포를 배양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가 독점하기 보다는 지역 벤처기업과 병원이 협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TCR-T 플랫폼 개발 나서
TCR-T는 네오젠TC가 개발 중인 두 번째 파이프라인이다. 이론적으로 TCR-T는 CAR-T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 CAR-T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CD19 단백질만 인지할 수 있지만 TCR-T는 암 표면뿐 아니라 주조직적합복합체(MHC)가 제시하는 종양 내부의 항원도 인지한다.
이 대표는 “TCR-T의 이런 점은 불균일성이 심한 고형암을 표적하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종양이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때 만들어지는 신생 항원(네오젠)도 얼마든지 표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T세포 수용체(TCR)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 TCR을 구성하는 알파(α)·베타(β) 체인의 종류에 따라 이론적으로 1020개의 경우의 수가 가능하며 이 중 어떤 TCR은 암 항원을 인지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암 항원을 찾으면 이 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를 찾아 TCR의 알파·베타 체인을 알아낸 뒤 이 설계도를 트랜스포존을 통해 T세포에 전달해 TCR-T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TCR-T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도 비교적 최근에야 탄력이 붙었다고도 했다. 차세대유전체분석(NGS) 기술 덕분에 암 항원을 인지하는 TCR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무수하게 많은 T세포 수용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이 대표는 “암 환자에게서 네오젠을 찾아내 여기에 반응하는 T세포를 발굴하고 TCR-T를 제조하는 플랫폼을 확립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젠TC는 내년 중 TCR-T 비임상시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24년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IND의 승인심사를 신청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 회사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72억 원이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
네오젠TC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크게 TCR-T와 TIL로 구분할 수 있다. 둘 중 선발주자는 TIL. TIL은 종양침윤림프구(Tumor Infiltrating Lymphocytes)의 줄임말로, 종양에 침투한 림프구(C세포)를 말한다. 이 대표는 “혈류 속에 있는 림프구 대비 종양에 침투한 림프구는 암 항원을 표적하는 수용체가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다양한 암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림프구를 채취 및 배양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게 바로 TIL치료제”라고 말했다.
네오젠TC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TIL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이달 중 신청할 예정이다. 키트루다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고형암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계획이다.
네오젠TC의 1번 타자, TIL
TIL은 암세포가 전이된 조직에서 얻는다. 보통 조직생검을 할 때 함께 떼어내며, 충분한 림프구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조직생검만 할 때보다 좀 더 많이 분리해내는 식이다. 보통 1㎤ 정도 조직을 떼어낸 뒤 여기서 TIL을 분리해 배양을 시작한다. 이 대표는 “28일이면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CAR-T 대비 TIL의 뚜렷한 장점은 고형암을 표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킴리아, 예스카타 등 시판 중인 CAR-T는 모두 혈액암 중 일부 암종에만 쓰이고 있다. TIL이 고형암을 표적할 수 있는 까닭은 고형암 종양이 침투한 림프구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TIL치료제의 효능도 차츰 입증되고 있다. TIL 치료제 임상으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미국 벤처기업 아이오반스바이오테라퓨틱스다. 2017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아이오반스는 다수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오반스는 PD-1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가 듣지 않는 전이성 폐암 환자 13명에게 TIL치료제를 투여해 2명에게서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같은 T세포치료제임에도 CAR-T 대비 저렴한 제조비용도 장점으로 꼽힌다. TIL치료제는 바이러스벡터 등을 이용해 CAR유전자를 T세포에 넣는 유전자 조작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CAR-T 제조비용의 절반 또는 이하의 가격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반스는 회당 3억 원을 제시하고 있다.하지만 TIL이 갖는 약점도 있다. 현재로선 ‘바이오마커’가 없다는 것이다. CAR-T는 CD19를 바이오마커로 쓰며, 키트루다 같은 면역항암제는 PD-L1이나 MSI-H, dMMR 등의 바이오마커가 있다. 바이오마커는 급여 적용이냐, 아니냐가 특히 중요하다. 가령 국내 암 환자가 키트루다 등 고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으려 할 때 해당 바이오마커에서 양성이 나오면 보험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음성인 경우엔 그렇지 않다.
TIL은 다양한 암 항원을 표적해 몰려든 림프구를 배양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바이오마커를 특정할 수 없다. 이 말은 곧 바이오마커 유무는 해당 항암제의 반응률과 관계가 크기 때문에 TIL의 반응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이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바이오마커 문제에 대한 답을 아이오반스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FDA의 결정 방향에 따라 네오젠TC의 TIL치료제 임상과 상용화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TIL 또한 CAR-T와 마찬가지로 환자에게서 채취한 시료에서 면역세포를 배양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가 독점하기 보다는 지역 벤처기업과 병원이 협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TCR-T 플랫폼 개발 나서
TCR-T는 네오젠TC가 개발 중인 두 번째 파이프라인이다. 이론적으로 TCR-T는 CAR-T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 CAR-T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CD19 단백질만 인지할 수 있지만 TCR-T는 암 표면뿐 아니라 주조직적합복합체(MHC)가 제시하는 종양 내부의 항원도 인지한다.
이 대표는 “TCR-T의 이런 점은 불균일성이 심한 고형암을 표적하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종양이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때 만들어지는 신생 항원(네오젠)도 얼마든지 표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T세포 수용체(TCR)의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 TCR을 구성하는 알파(α)·베타(β) 체인의 종류에 따라 이론적으로 1020개의 경우의 수가 가능하며 이 중 어떤 TCR은 암 항원을 인지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암 항원을 찾으면 이 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를 찾아 TCR의 알파·베타 체인을 알아낸 뒤 이 설계도를 트랜스포존을 통해 T세포에 전달해 TCR-T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TCR-T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도 비교적 최근에야 탄력이 붙었다고도 했다. 차세대유전체분석(NGS) 기술 덕분에 암 항원을 인지하는 TCR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무수하게 많은 T세포 수용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이 대표는 “암 환자에게서 네오젠을 찾아내 여기에 반응하는 T세포를 발굴하고 TCR-T를 제조하는 플랫폼을 확립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젠TC는 내년 중 TCR-T 비임상시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24년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IND의 승인심사를 신청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 회사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72억 원이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