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통합은 정치의 몫…선거때마다 거꾸로 가는것 같아 걱정"

"적대·분열 치유, 민주주의 과제…저도 역할 못했다"
종단 지도자 간담회…원행 스님 "남북 동질성 회복하도록 노력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남은 마지막 과제는 국민 사이의 지나친 적대와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문 대통령은 "오히려 선거 시기가 되면 거꾸로 가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7대 종단 지도자 간담회에서 "통합의 사회, 통합의 민주주의를 위해 종교 지도자들께서 잘 이끌어 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해지며 혼탁·과열 양상이 고조되는 데 따른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진영 간 대립으로 국민통합이 멀어질 경우 국가의 미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여야 양측에 공개적으로 발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은) 당연히 정치가 해냈어야 할 몫이지만, 저를 포함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자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협력도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인간이 자연과 함께 모두 연결된 하나의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은 오랜 기간 종교의 가르침이었다"면서 "그러나 세상이 이를 잊고 성장에만 몰두해 지구 환경을 파괴한 탓에 심각한 기후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기업의 노력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국민의 공감과 참여가 중요한 만큼 종교 지도자께서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운동을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를 맞으면서 민주주의, 방역, 보건, 군사, 국제협력 등 모든 분야에서 G7(주요 7개국)에 버금가는 선진국이라는 점을 공인 받았다"며 "종교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민주화와 남북 화해를 도모하고 국민 복지를 확대해 나가는 데 역할을 해주신 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우리 종교 지도자들이 남북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해서 역할을 담당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원행 스님은 "중요한 선거가 있는 금년에 국민이 분열하지 않고 상생할 수 있도록 지도자 여러분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춰버린 어려운 시기인데도 대통령과 정부, 국민, 종교지도자들이 힘을 합쳐 K방역을 이뤄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인 대한불교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도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