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가 호재…에너지·헬스케어株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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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수혜 섹터는?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화두는 인플레이션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해 많은 투자자의 걱정거리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급등하며 198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도 목전으로 다가왔다. 연초부터 이어진 주식 매도세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술회사 사무공간 수요 늘고
코로나로 휴가 트렌드 바뀌어
ARE·SUI 등 리츠株도 추천
수도·전기업체들은 수요 안줄어
AES 주가 올 30% 상승여력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11일(현지시간) 물가 상승 시기에 강한 섹터 5개를 추렸다. 이 중에서도 러셀1000지수에 속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종목을 섹터별로 3개씩 엄선했다. 지난해 주가가 평균 27% 상승했을 정도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종목들이다.
인플레가 오히려 기회, 리츠와 에너지
에너지,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효과가 크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면 실물자산의 가치는 커진다.리츠 관련 부문에선 알렉산드리아리얼에스테이트(ARE)와 선커뮤니티즈(SUI)에 대해 애널리스트 모두가 매수 의견을 냈다. 알렉산드리아는 미국 최대 규모의 오피스 부동산 리츠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벤징가는 “기업들이 사용하지 않은 사무실에서 나가는 등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어 오피스 부동산의 장기적인 회복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알렉산드리아는 생명과학 등 기술 회사들에 많은 임차를 주고 있는데 이들의 사무공간 수요가 늘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알렉산드리아 임대 수입의 70%는 생명공학, 제약사들로부터 나온다.선커뮤니티즈는 미국 남동부와 중서부의 39개 주에서 조립식 주택을 비롯해 리조트 등을 소유·운영하는 회사다. 코로나19 이후 바뀐 휴가 트렌드로 인해 높은 실적을 내고 있다. 인비테이션홈스는 지난달 13.89%에 달하는 주가 상승률로 주목받았다. 애널리스트의 81%가 매수 의견을 냈으며 현 주가(43.16달러) 대비 약 11% 상승 여력이 있다.
에너지 섹터에선 액화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셰니어에너지(LNG), 정유기업 마라톤페트롤리엄(MPC), 천연가스와 석유를 모두 생산 판매하는 코노코필립스(COP)가 선정됐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모두 50%를 넘었다.
쉽사리 수요 줄지 않을 섹터들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공급업체), 필수소비재, 헬스케어는 물가 상승 상황에서도 소비가 크게 줄지 않는 분야다. 원자재 인건비 등이 인상돼도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쉽게 상승분을 전가할 수 있다.유틸리티 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는 기업들이 꼽혔다. 세계 14개국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는 AES, 석탄설비 대신 태양광발전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센터포인트에너지, 2023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의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나이소스가 이름을 올렸다. 92%에 달하는 애널리스트는 AES 주가가 올해 31%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AES의 지분을 대량 매수한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필수소비재 섹터에선 스펙트럼브랜즈(SBP), 오레오 쿠키 등으로 유명한 몬델레즈(MDLZ), 담배회사 필립모리스(PM)가 선정됐다. 이 중 소형 주방제품과 반려동물 물품 등을 생산하는 스펙트럼브랜즈의 매수 의견은 100%에 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탄탄한 실적과 늘어나는 반려동물 관련 부문에서의 매출을 높게 평가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장비 및 화학물질을 판매하는 포천 500대 기업 중 한 곳인 어벤터(AVTR)와 호스피스 기관을 운영하며 이들에게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컴퍼스헬스(EHC), 실험실 자문 서비스를 하는 소테라헬스(SHC)가 100% 매수 의견을 받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