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만에 완판…영화·웹툰에도 'NFT 바람' 거세다

영화·웹툰사 새 수익원 '주목'

'특송' 디지털 아트 NFT 발행
선판매 3000개 품절 사태

넥스트월드, 싱가포르와 합작
거래 플랫폼 '에그버스' 구축

웹툰 '나 혼자만…' 인기 끌자
카카오 '빈 껍데기…'도 발행 추진
12일 개봉한 박소담 주연 영화 ‘특송’의 배급을 맡은 NEW(뉴)는 최근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발행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글로벌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3000개가 매진됐다. 지난달 29일 선판매된 1000개는 1초 만에 품절됐고, 지난 2일 주요 판매에서는 2000개가 5초 만에 완판됐다. 선판매에선 30클레이튼(약 5만원), 주요 판매에선 50클레이튼(약 8만원)에 거래됐다. NEW 관계자는 “1초 만에 완판되는 걸 보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영화 시장에도 NFT 구매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웹툰 시장에도 NFT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NEW를 비롯해 영화사 넥스트월드,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의 웹툰을 내세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잇달아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NFT가 새로운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팬들도 작품 흥행을 응원하는 동시에 자신이 산 NFT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면서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영화·웹툰은 미술을 비롯한 순수예술에 비해 대중성과 접근성이 높아 NFT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영화+디지털 아트’로 투자 가치↑

영화 NFT라고 해서 영화 VOD나 티켓을 파는 건 아니다. NEW는 영화 속 캐릭터들과 자동차, 총, 비행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담은 디지털 아트를 NFT로 발행했다. 최근 NFT 시장에 유행하고 있는 ‘제너러티브 아트’ 방식을 접목했다. 제너러티브 아트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 캐릭터와 아이템을 그때그때 자유롭게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구매 전에는 어떤 작품이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A가 산 작품엔 붉은 머리 캐릭터에 빨간 자동차가 그려져 있을 수 있고, B가 산 작품엔 검은 머리의 남성 캐릭터에 검은 자동차와 총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운 좋게 희소성이 높은 작품이 나오면 더 많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특송’ NFT에선 자동차, 총, 비행기 등 아이템이 많이 들어가 있을수록 희소성이 높다.

NEW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기업 아레나캐스트와 NFT 발행 및 마켓 개발·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NEW 관계자는 “800여 개의 지식재산권(IP)을 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과 연계해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어 글로벌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군함도’ ‘1987’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에 꾸준히 투자해 온 영화사 넥스트월드도 싱가포르 업체 JP게티와 함께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사는 영화 캐릭터 관련 NFT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에그버스’를 구축해 아이언맨, 조커 등 유명 캐릭터를 활용한 NFT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웹툰 캐릭터와 아이템으로 NFT 발행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웹툰 시장에서도 NFT 열풍이 불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42억 뷰를 기록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NFT를 발행했다. 이 NFT는 최종회 마지막 장면을 담은 메인 작품, 그 외 다른 장면을 담은 서브 작품으로 구성됐다. 선판매한 200개는 100클레이튼, 정식 판매한 100개는 500클레이튼에 거래됐다. 12일 이뤄진 정식 판매에선 1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품절됐다.

이 업체는 예상외의 흥행에 힘입어 ‘빈껍데기 공작부인’의 NFT도 발행하기로 했다. 웹툰과 웹소설로 함께 만들어진 이 작품의 누적 조회 수는 1억1000만 뷰에 달한다. NFT엔 ‘특송’처럼 제너러티브 아트 방식이 접목된다. 작품 속 캐릭터와 주인공의 주요 장신구를 활용한 디지털 아트로, 7777개의 각기 다른 NFT를 발행할 예정이다. 오는 22일 선판매에 이어 23일 주요 판매가 시작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NFT 발행은 팬들이 웹툰을 색다른 방식으로 즐기도록 돕는 동시에 IP를 새롭게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접목해 판로를 확대하고 창작자들의 기회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